[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석유 수요 ‘공급 과잉’ 공포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유가를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스폿 코멘트(Spot Comment) 보고서에서 “WTI(미국 서부 텍사스유) 선물 5월물 가격이 -37.63달러(전 거래일 대비 305.9%↓)로 마감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유가가 현실화됐다”고 밝혔다.
마이너스 유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석유 수요 불확실성과 원유 선물시장의 만기 이벤트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WTI 선물 5월물 폭락은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공급 과잉 공포로 자리한 가운데 NYMEX(뉴욕상업거래소) 원유 선물시장의 만기 이벤트까지 겹친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우디와 러시아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들의 전례 없는 대규모 감산 합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의 단기 석유 수요 급감 우려를 상쇄할 수 없는 비관론이 팽배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WTI 선물 콘탱고(Contango) 확대와 미국 원유 저장시설 부족에 대한 우려도 단기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콘탱고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황 연구원은 “WTI 선물 콘탱고 확대도 단기 유가 하방을 압박했다”며 “최근 매주 1000만배럴 이상 증가해 현재 84.1%가 채워진 미국 원유 재고의 증가도 단기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봉쇄 해제가 현실화돼야 OPEC+ 감산의 실효성도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봉쇄 해제 전까지는 단기 유가 하방 압력이 미국 등의 원유 생산 감축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