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코로나19 금융지원 적극 나서는데…건전성 관리 생각하면 ‘한숨’만
[이지 돋보기] 은행권, 코로나19 금융지원 적극 나서는데…건전성 관리 생각하면 ‘한숨’만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4.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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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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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가계와 기업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사태 장기화에 따라 은행권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원 범위와 대상이 늘면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지난 2월7일부터 이달 9일까지 두 달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주로 신규 대출과 만기연장, 금리‧수수료 감면 등의 지원이 이뤄졌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8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월(3조5000억원)와 비교 하면 두 배 이상 폭증한 규모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 역시 같은 기간 2조3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은 18조7000억원으로 지난 2009년 6월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은행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은행권은 이달 1일부터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조5000억원 규모의 이차보전대출을 연 1.5%의 초저금리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조성 등에도 동참했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하는 채안펀드 20조원, 증안펀드 10조원 규모다. 펀드 조성에는 은행권이 상당한 수준의 기여를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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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은행권이 곳간을 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이 지원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대출에 부실이 생길 경우, 수익성‧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올해 은행업의 전망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 컷(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했다. 이에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내려앉아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내려가면 은행별 예대마진을 포함한 순이자마진(NIM)은 0.06% 포인트 낮아지고, 순이익은 2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대출이 급증했어도 큰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대출 부실로 인한 연체율 증가 우려도 부담이다. 은행권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집중됐다. 이들이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어려움이 지속되면 대출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곳 연체율 증가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3%로 전월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0.54%)의 상승세가 0.04%포인트로, 가계대출(0.30%)의 0.01%포인트보다 더 컸다.

단 은행권의 지원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연체율 상승세가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출 상환이나 이자 납입 유예 등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만기가 다시 돌아오면 부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최근의 연체율 상승이 코로나19로 인한 부실화를 나타낸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만기가 되돌아오는 시기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상환을 제대로 못할 경우 건전성 악화가 현실화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사들의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는 등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9일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사의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영업 규제를 한시적로 완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신규대출 및 기존대출 만기연장 등 대출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예대율 준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 6월 말까지 예대율 한시적 적용 유예 및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조정한 것이 일례다.

또 이달 중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필요가 없고, 미수이자를 회계상 이자 수익으로 인식이 가능하다는 법령해석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은행권은 이같은 규제 완화가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시적 조치라는 말은 결국 기한이 종료되면 기존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뜻”이라며 “은행이 수익과 건전성 관리하는데 분명 여력이 생기지만, 결국 원래 규제 내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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