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아파트는 진리다? 청약 열기 후끈…‘부동산 개미’ 몰리며 중저가 아파트 웃돈 거래 포착
[이지 돋보기] 아파트는 진리다? 청약 열기 후끈…‘부동산 개미’ 몰리며 중저가 아파트 웃돈 거래 포착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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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왼쪽),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 모습. 사진=현대건설
도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왼쪽),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 모습. 사진=현대건설, 쌍용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증권가 ‘동학 개미 운동’에 이어 주택시장에도 이른바 ‘부동산 개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으로 서울 강남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하락세가 본격화됐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전망보다는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증권가 ‘동학 개미 운동’ 현상이 주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불확실성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청약시장은 뜨거운 열기다. 또 아파트 웃돈 거래가 이뤄지는 곳도 적지 않다. 일부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매수 세력도 등장했다.

이같은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일종의 학습효과도 있다. 과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6일 실시된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 1순위 청약에서 총 639세대의 일반공급 물량(특별공급 제외)에 총 1만7880명이 청약을 접수하면서 평균 2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주택형은 전용면적 84㎡A로 101세대(특별공급 제외) 공급에 총 7636명이 청약하면서 75.6대 1을 기록했다.

앞서 현대건설이 지난달 청약 받은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평균 72대 1, 최고 54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는 지난 7일 ‘우미린 에코뷰’ 1순위 모집에 7346명이 몰려 평균 27.2대 1, 최고 10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같은달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88가구 모집에 1만9928명이 몰리며 2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청약 열기는 코로나19 장기화와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으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지만 오히려 내 집 마련 및 투자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기가 지연되면서 신규 공급량이 많지 않고 코로나19 여파로 분양 시기가 미뤄지면서 오히려 분양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수도권에서 각종 교통망 개발과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서울 규제를 피한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정재훈 기자
사진=정재훈 기자

기회

부동산114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4주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모두 뒷걸음쳤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역시 풍선효과를 뒤로하고 상승폭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거래도 크게 빠졌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데이터를 활용한 거래량을 살펴보면 강남3구, 마·용·성, 노·도·강의 거래량은 지난달 급감했다. 강남3구는 2월 754건의 거래에서 3월 287건으로 3분의 1토막이 났고 마·용·성도 같은 기간 559건에서 247건으로 떨어졌다. 노·도·강도 2월 559건에서 한 달 만에 247건으로 줄었다.

아파트 매수 심리도 꺾이는 중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3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6으로 2월 131.5와 비교해 13.9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 것으로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를 체감했다는 응답이 반대의 경우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도 여전히 100을 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여전히 부동산 매수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해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강한 상승세는 꺾였지만 웃돈이 붙은 아파트 거래가 적지 않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벽산아파트 84㎡는 지난달 5억4700만원(2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1, 2월보다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1월에는 5억3800만원(14층), 2월에는 5억4000만원(7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강북구 미아동의 에스케이북한산시티 59㎡는 지난달 4억9000~5억30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 역시 1월(약 4억5000만원)과 2월(4억5000~5억1300만원)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의 가격이 책정됐다. 도봉구 창동의 삼성래미안 66㎡의 경우 지난달 6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2월에는 매매가가 5억8000~6억2800만원 수준이었다.

심지어 일부 강남, 마포 등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이상 거래가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집값이 조금이라도 안정세에 접어들었을 때 내 집 마련의 막차를 타겠다는 수요로 풀이된다. 더욱이 집값이 조금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대기 수요자들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런 믿음의 배경은 학습효과에서 비롯된다. 과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지만 결국에 5년도 채 지나지 않아 급등했던 시기가 있었다.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한 개미 운동’도 비슷한 셈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 A공인중개사는 “주택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사람이 결국에는 상승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지금의 매매 수요는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평생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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