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서울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난항....“집행부 일방 독주·조합원 의견 무시” 반발 거세
[이지 돋보기] 서울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난항....“집행부 일방 독주·조합원 의견 무시” 반발 거세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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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10월 조합 사무실 앞에서 긴급 대의원회 개최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지경제DB
서울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10월 조합 사무실 앞에서 긴급 대의원회 개최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지경제DB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공사비 9200억원 규모, 서울 강북 지역 초대형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은평구 갈현1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의계약 시공사 선정 등을 결의한 이사회 결정이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조합 집행부가 또다시 일방적인 의사결정 진행으로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갈현1구역 조합은 오는 28일 대의원회를 열고, 수의계약으로 시공사 선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수의계약 대상자는 롯데건설이다. 하지만 상당수 조합원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조합 집행부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경쟁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이 긴급 대의원회를 열어, 현대건설의 입찰 무효를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익명을 원한 갈현1구역 조합원 A씨는 “집행부가 입찰제안서를 마감한지 사흘 뒤부터 현대건설의 제안 내용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며 “조합원 의견이나 현대건설의 해명은 뒤로 한 채 독단적으로 긴급 대의원회를 열고 ,현대건설의 입찰무효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다른 정비 사업장에서도 조합집행부가 무리하게 업무를 처리해 해임되는 등의 사례가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라 갈현1구역 조합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흑석9구역은 시공사 선정 당시 28층 11개동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 재개발 사업 공공성 강화 방침에 따라 25층 16개동으로 짓겠다고 변경하는 과정에서 조합장이 무리하게 안건을 추진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내홍이 불거졌다.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정비사업도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고 재건축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사업장 역시 롯데건설이다. 조합원들은 2017년 7월 시공사 선정 당시 커튼월 미디어파사드 중앙공원 등의 심미적인 사안을 반영하길 원했으나 집행부가 일방적인 설계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갈등이 커져 집행부 해임에 이르렀다.

이처럼 롯데건설과 손을 잡은 조합장과 집행부의 독단적인 의사결정과 깜깜이 업무추진이 곳곳에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는 가운데, 갈현1구역도 조합 집행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반발해 조합원들과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수의계약 방식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을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조합 집행부를 불신하는 분위기다.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시공사들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좋은 사업조건을 제안하지 않느냐는 것이 조합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롯데건설이 제안한 일방적인 사업조건이 조합에 터무니없이 불리함에도 '나쁘지 않다'며 수의계약을 강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비업계 등은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이 지연될 경우, 결국 조합원들이 입는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사업성이 더욱 나빠질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경기 및 주택시장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이 조합장vs조합원의 갈등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결국은 내가 살 집에 대한 욕구와 집값에 대한 욕심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갈현1구역은 갈현동 300 일대 약 23만㎡의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을 헐고 4116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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