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외국인, 코로나19에 30일 연속 ‘셀 코리아’…‘경기‧유가’ 반등이 관건인데
[이지 돋보기] 외국인, 코로나19에 30일 연속 ‘셀 코리아’…‘경기‧유가’ 반등이 관건인데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4.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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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해당 기간 14조700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각국의 단기 유동성 확보 움직임, 국제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결과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매도세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학 개미운동과 각 기업 및 기관투자자 등이 주가 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하려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고, 국제 유가가 반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날짜별 외국인 순매도/순매수 추이. 자료=다음 금융
날짜별 외국인 순매도/순매수 추이. 자료=다음 금융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거래일 기준 외국인 연속 순매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 연속 순매도 최장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6~7월 33거래일이다.

연속 순매도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2085.26(3월5일)에서 ▲최저 1457.64(3월19일)로 하락한 뒤 ▲1857.07(4월16일)까지 회복했다.

순매도 액수는 이미 역대 최대치에 도달했다. 외국인은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간 동안 14조7211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았다. 2008년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당시 기록은 8조9834억원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팔자’ 행진은 4월 하순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7일 잠시 3186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다음 거래일부터 다시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총 17거래일 가운데 16거래일을 순매도로 마감하며, 같은 기간 13거래일을 순매수 마감한 개인 투자자와 대조를 이뤘다.

단, 매도 행진에도 지난달부터 이달 23일까지 외국인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하락하진 않았다.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 통계 포털 ‘증시자금추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달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시가총액은 ▲3월2일 523조9782억원 ▲4월1일 426조6488억원 ▲4월23일 473조9899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은 ▲3월2일 38.86% ▲4월1일 37.62% ▲4월23일 36.82%로 나타났다. 23일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달 첫 거래일 대비 2.04%포인트 하락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일수로 따지면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간 것은 맞다”며 “다만 외국인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에 비중이 많이 하락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재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코로나19라는 진단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 중 미국인의 비중이 가장 높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단기 유동성 확보 흐름이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염동찬 연구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판(순매도한) 국가가 미국”이라며 “미국은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던 국가였다. 그런데 최근 미국계 자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시장에서의 리스크(위험성)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2020년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중 대표적인 ‘큰손’으로 통하는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5조5450억원을 순매도했다. ▲1월 1조5020억원 ▲2월 1조6520억원 순매도에 이어 3월 순매도 규모가 급증했다.

증권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가 하락이 외국인 순매도를 주도한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외국인 순매도는 ▲중국 경기 침체 가능성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 ▲국제 유가 하락 등 3가지 요소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가운데 유가 하락이 외국인 순매도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유가 민감도가 낮은 업종은 높은 업종보다 하락률이 평균 5%포인트 낮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돌아오기 위한 조건도 코로나19와 연관돼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해소 ▲유동성 리스크 해소 ▲국제 유가 안정화 등이 꼽힌다.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선회하려면 각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어야 한다”며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되고 급락한 일부 신흥국의 통화도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인성 연구원은 “유가 반등이 외국인의 순매수 선회를 이끌 핵심 요인”이라며 “유가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만큼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되돌릴 방법은 결국 유가 반등”이라고 진단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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