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BMW 840i 그란쿠페, 20년만의 귀환…레이서 본능 깨우는 ‘차아일체(車我一體)’
[이지 시승기] BMW 840i 그란쿠페, 20년만의 귀환…레이서 본능 깨우는 ‘차아일체(車我一體)’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5.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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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MW코리아
사진=BMW코리아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BMW 840i xDrive M패키지 그란쿠페가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레이서 본능을 깨운다.

840i 그란쿠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여기에 압도적인 카리스마까지 더해졌다. 편안한 승차감은 물론이고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갖췄다. 20년 만에 돌아온 BMW 대표작다운 완벽함이다. 진정한 플래그십 스포츠카의 귀환이다.

840i 그란쿠페는 세포 하나하나가 날뛰는 살아있는 생명체같이 느껴질 정도다. 이 때문에 운전자의 레이서 본능도 꿈틀거린다. 심지어 없던 감각까지 일깨우며 ‘차아일체(車我一體)’의 경지에 이른다.

사진=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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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외관 디자인은 아름다움으로 압축된다. 서울 강남 부잣집 도련님처럼 귀티가 흐른다.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온 몸매가 인상적이다. 8등신 비율을 자랑해 신이 빚어낸 예술 작품과도 같다.

전면부의 키드니 그릴은 BMW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좌우로 길쭉하고 비교적 적당한 크기로 날렵한 모습을 강조한다. 날카롭지만 또렷한 LED헤드램프는 세단형 쿠페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키드니 그릴과 시너지효과를 낸다.

측면부는 (4도어)쿠페답게 유려한 곡선형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1410㎜의 전고로 잔뜩 웅크리고 있어 스포티한 면이 강조된다. 후면부에서 인상적인 점은 큼지막한 사각형의 듀얼머플러다. 유난히도 큰 듀얼머플러가 마치 “나 좀 달려”라고 외치는 것 같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겸손하다. 화려함보다는 심플함을 강조했다. 곳곳에 감성 포인트가 포착된다. 특히 크리스털 기어변속기가 화려함을 뽐낸다. 8시리즈를 상징하는 숫자 8도 얼핏 보여 세심함이 느껴진다. 또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실내에 감각적인 엠비언트라이트를 쏴 줘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러 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사진=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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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으면 최고급 가죽 소재의 시트여서 편안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다. 12.3인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10.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간결하면서 조작이 편하다. 다만 대부분이 이미 다른 모델에서 경험한 것들이어서 신선함을 느낄 순 없다.

2열은 광활하다. 840i 그란쿠페는 5m가 넘는 차체를 자랑하는데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이 2열인 것 같다. 체구가 적지 않은 기자가 앉았을 때도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이 넉넉하다. 1열보다 시트포지션이 높아 시야가 뚫려서 좋다. 암레스트를 내리면 한층 더 편안한 자세로 이동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일체감 혹은 연결감이다. 1열과 2열이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듯한 감성이 느껴진다. 1열부터 2열까지 연결되는 센터콘솔 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정체성

시승은 서울 동대문에서 경기도 의정부를 돌아오는 코스로 설정했다. 서울 도심과 북부간선도로, 세종-포천 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누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840i 그란쿠페는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녀석이라는 것이다. 최고급 세단다운 정숙성과 안락함을 주면서 한편으로는 사나이 가슴에 불을 지르는 통쾌한 주행 능력을 선보여서다.

도심의 정체 구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할 때는 거실 가죽 소파에 앉은 듯한 편안함을 준다. 꽉 막힌 도로로 생긴 짜증이 풀릴 정도로 안락하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도 충격을 흡수하고 정숙성도 뛰어나다.

사진=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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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에서는 스포티한 겉모습과 달리 내숭을 떨고 있지만 오래 가진 못한다. 신경을 조금만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속도가 일품이다.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다.

동승자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도로사정상 고성능 차량은 어울리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파워에 남자들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동승자 의견에 100% 동의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m에 도달하는 시간)은 4.9초인데 실제 느껴지는 속도는 더 빠르다. 오죽하면 시속 50㎞ 제한 속도감지카메라가 있는 사거리에 정차 중일 때 “신호가 바뀌고 풀액셀을 밟으면 카메라에 찍히려나?”라는 엉뚱한 상상을 했을 정도다.

가면을 벗고 제대로 달리기 시작하면 가속력이 명불허전이다. 길고 낮은 차체 효과 영향인지 아찔아찔하면서도 역동성이 뛰어나 운전자에게 알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고속도로 위의 무법자가 된 듯한 모습으로 앞만 보고 내달린다.

사진=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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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중요한 건 단순히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안정감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것이다. 덕분에 점점 레이서 본능이 깨어난다. 마치 이 차가 한층 더 과감한 주행을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인텔리전트 퍼스털 어시스턴트 시스템 덕분에 심심하지도 않다. 인공지능으로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뉴스나 날씨 정보도 읽어주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주행 중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

총평이다. 겉모습은 스포츠쿠페이면서 세단의 품격이 느껴져 헷갈릴 때쯤 슈퍼카 같이 질주한다.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녀석이다.

사진=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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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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