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유튜버’로 변신…양질 콘텐츠로 딱딱한 이미지↓‧고객 소통↑
[이지 돋보기] 은행권, ‘유튜버’로 변신…양질 콘텐츠로 딱딱한 이미지↓‧고객 소통↑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5.0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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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유튜브 콘텐츠인 '친한은행'(왼쪽)과 KB국민은행의 '은행 읽어주는 여자'. 사진=각 은행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신한은행의 유튜브 콘텐츠인 '친한은행'(왼쪽)과 KB국민은행의 '은행 읽어주는 여자'. 사진=각 은행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고객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이 유튜버로 나서는 이유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서다.

유튜브가 갖고 있는 장점도 은행권의 변신을 재촉했다. 밀레니얼 세대(만 23세~36세)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폭넓은 고객 접촉이 가능한 이유도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점도 은행권의 유튜브 소통 열기를 더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6개(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SC제일) 시중‧특수은행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 제공에 나서고 있다.

각 은행의 유튜브 채널은 적게는 1만명부터 많게는 4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업로드한 동영상 콘텐츠의 총 조회수는 1000만뷰를 가볍게 넘어선다. 웬만한 유튜버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지난 2012년 11월8일 활동을 개시한 농협은행 채널은 지난달 28일 기준 39만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농협카드(6000명), 농협손해보험(500명)은 물론 모회사인 농협 공식 채널(1만1100명)보다 구독자가 훨씬 많다. 채널에 게재된 동영상 콘텐츠는 237개. 총 조회수는 2800만회에 달한다. 동영상 하나당 평균 11만8000회 꼴이다.

총 조회수 기준 1위는 KB국민은행이다. 농협은행보다 앞선 2011년 9월21일 채널을 개설해 현재 구독자는 14만명이다.

농협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총 조회수는 9120만회에 달한다. 업로드 동영상 개수가 997개로 4배가 넘는 물량을 자랑하는 이유에서다. 영상 하나당 평균 조회수는 9만1400회 가량으로 농협은행보다 살짝 낮다.

국민은행의 모기업인 KB금융 역시 별도의 채널을 가지고 있으며 구독자 수는 은행보다 많은 19만명이다.

다른 은행도 보통 1만~3만명대의 적지 않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들어 채널 개편을 실시한 신한은행은 구독자 4만명대를 앞두고 있다. 총 조회수는 3344만회를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 역시 2만4000명의 구독자에 총 조회수 3022만회다.

이밖에 우리은행이 구독자 2만8600명에 총 조회수 3774만회, SC제일은행은 구독자 1만6500명에 총 조회수 2234만회 등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콘텐츠

은행권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는 은행 소식이나 자사 광고, 금융 상품‧용어 설명 영상 등이 주를 이룬다. 주제만 들으면 은행이 전형적으로 만들 법한, ‘재미없고 어렵고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명 연예인‧광고모델을 기용하거나,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해 재미와 감동을 더하는 등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친한은행’이라는 금융용어 설명 콘텐츠를 만들었다. 은행원이 7살 이하 미취학 아동에게 신용카드나 대출, 환전, 적금, 이자 등 금융용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미션을 수행하는 영상이다.

경력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은행원 삼촌이 인생 6년차인 어린이를 상대로 쩔쩔매며 설명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좌절하는 모습이 재미와 웃음을 자아낸다. 이 콘텐츠는 현재 5편이 올라왔는데, 영상 한 편당 조회수가 5만~7만회에 달하고 댓글도 100개 이상 꾸준히 달리는 등 반응이 좋다.

연예인이나 스타 유튜버 등 유명인을 내세운 콘텐츠도 인기가 좋다. NH농협은행은 배우 정해인과 아이돌 ‘공원소녀’ 등을 섭외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배우 정해인이 출연한 환전 서비스 소개 영상은 조회수가 204만회에 달한다. 금융상품 소개 영상인 ‘공원소녀의 뱅지순례’ 영상은 385만뷰를 기록 중이다.

각종 시장 상황을 전문적으로 풀어 설명해주는 콘텐츠도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달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우리쌀롱’은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PB고객부 전문가들이 영상에 출현해 금융과 부동산 상황을 짚어준다.

TV에서는 채널을 돌리게 하는 주범인 광고 영상이 은행 유튜브 채널에서는 인기 콘텐츠로 변모하기도 한다. 시간제한이 있어 짧게 제작해야 하는 TV광고에 비해 여유가 있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출을 통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광고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이 2015년 제작해 공개한 브랜드 광고 영상 ‘하늘같은 든든함, 아버지’편은 조회수 916만회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통

은행권 유튜브가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금융이 우리 생활에 밀접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현직 예능 프로듀서와 작가의 자문을 받아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더해져 구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이 어렵고 복잡하지만,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하다보니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관심도는 높은 편”이라며 “소비자에 눈높이를 맞추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유튜브 채널을 단순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고객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은행권은 각종 금융지원 제도나 코로나19 극복 노하우, 스마트폰 해킹 피해 예방 방법 등 고객에 유용한 정보를 영상 콘텐트로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이 운영하는 채널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 등 마케팅 목적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재미있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 점점을 늘리고, 창구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고객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등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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