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입맛을 사로잡는 비빔면 大戰(대전)이 개봉박두다.
비빔면은 1강 3중의 대결이다. 팔도의 아성에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가 도전장을 던진 형국.
이들 3사는 면발 굵기와 매운맛, 양 등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입힌 비빔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 잡기에 나섰다.
먼저 삼양식품은 ‘열무비빔면(2월13일), ‘불타는 고추비빔면(3월9일)’, ‘도전!불닭비빔면(3월26일)’ 등 매운맛을 강조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신제품 중 도전! 불닭비빔면은 ▲불닭 특유의 매운맛에 태양초 고추장, 동치미 진액 등을 첨가한 스코빌 지수 2000 수준의 기본 액상 소스와 ▲스코빌 지수 12000에 달하는 도전장 소스를 추가로 구성해 차별화했다. 도전장 소스는 불닭 브랜드 제품 중 가장 매운 ‘핵불닭볶음면 미니’와 같은 맵기 수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매운 비빔면이라는 설명이다.
반응도 뜨겁다. 강렬한 매운맛을 경험하고 도전하려는 매운맛 마니아들의 호평 속에 출시 한 달 만에 약 300만개가 팔렸다.
박인웅 삼양식품 홍보팀 과장은 “여름 계절면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며 소비자들의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어 매년 비빔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도전!불닭비빔면, 불타는 고추비빔면, 열무비빔면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 가지 제품을 앞세워 올여름 비빔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뚜기는 전매특허 ‘진’을 접목한 야심작 ‘진비빔면’을 지난 3월23일 내놨다. 오뚜기만의 매운맛과 동남아의 시원함을 강조했다.
오뚜기에 따르면 진비빔면은 ‘진라면’ 매운맛의 노하우와 인도·동남아 등 열대지방 음식에 새콤한 향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타마린드’를 첨가해 맵지만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비빔면 대비 중량이 10~20% 많은 푸짐한 양이 강점.
진비빔면 역시 인기가 뜨겁다. 출시 후 약 한 달 만에 700만개가 팔렸다.
익명을 원한 오뚜기 관계자는 “효과적인 제품 홍보를 위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도 높은 백종원 대표를 광고모델로 선정했다”면서 “TV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진비빔면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농심은 면발에 힘을 줬다. 국내 최초 칼국수 면발의 비빔면 ‘칼빔면’을 지난달 2일 출시한 것.
칼빔면은 칼국수 모양의 면발로 탱글탱글하고 찰진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를 다져 넣어 익숙하면서도 매콤하고 새콤한 맛과 아삭아삭 씹는 맛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인 칼빔면은 1차 출시된 한정판 5000세트, 추가로 판매된 2차 물량 2000세트 모두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성
비빔면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팔도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4년 671억원에서 2018년 1317억원으로 4년 동안 96.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라면은 7.5% 성장에 그쳤다.
라면업계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빔면을 출시하는 배경이다.
비빔면 부문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1984년 6월, 관련시장을 개척한 팔도가 약 60%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혔다.
농심과 오뚜기 등이 팔도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신제품이 성공해 시장에 안착하기가 특히 어려움 품목”이라며 “30년 이상 된 장수 제품들로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은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김상철 유한대학교 경영학과(유통물류) 교수는 “라면은 이미 성숙된 시장으로 익숙한 브랜드에 손이 가는 관성구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팔도비빔면이 시장을 선도, 장악하고 있는 비결은 비빔면 시장을 개척하며 팔도의 맛이 소비자 ‘입맛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포화상태인 라면 시장에서 신제품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접점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면서 “또 ‘새로운 식재료의 조합, 학술(건강)적인 정보 등 소비자의 관성구매를 자극할 수 있는, 즉 소비자의 구매 기준을 흔들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