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설마 이렇게 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삼성물산의 홍보물 ‘꼼수’를 두고 나온 대우건설의 반응이다.
1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3주구 조합과 입찰에 나선 삼성물산·대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홍보물 3개씩을 보내기로 합의하고 최근 우편물 발송을 위해 인근 우체국에 모였는데 예기치 못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삼성물산을 고소·고발한 대우건설은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우편물 일부만 개봉해 서로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물산이 보내는 홍보물을 개봉했더니 합의된 3개가 아니라 6개가 들어 있었다. 더욱이 반포3주구와 관련 없는 신반포15차 재건축 해지총회 책자까지 동봉돼 있어, 현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전언이다.
대우건설의 강력한 항의로, 삼성물산은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다시 포장해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서울시 1호 클린 수주 재건축사업장을 무색케 했다는 지적이다.
반포3주구 수주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위험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를 대우건설에서 삼성물산으로 바꾸는데 A조합장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녹취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퍼진 것. 이같은 의혹이 반포3주구 입찰까지 혼탁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후 반포3주구뿐만 아니라 이미 시공사가 선정된 반포1·2·4주구도 시공사 교체를 통해 총 1만3000여 가구 규모 래미안 타운을 조성하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겨 있다. 반포3주구 시공사로 선정됐던 현대산업개발을 자신이 쫓아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
익명을 원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업계에 영향력이 큰 조합장을 동원했거나 당초 합의보다 많은 내용의 홍보물을 보냈다면 야합이나 마찬가지”라며 “수주전이 과열되면 시공사 선정이후에도 소송으로 번지고, 갈등이 격화돼 사업 일정이 늘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