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2Q 실적 ‘적신호’ 예고…코로나‧저금리 ‘이중고’에 내실 강화 총력
[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2Q 실적 ‘적신호’ 예고…코로나‧저금리 ‘이중고’에 내실 강화 총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5.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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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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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4대(KB‧신한‧우리‧하나) 금융지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과 기준금리 인하 등 악재가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각 금융지주가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순이자마진(NIM)의 방어와 비은행 부문 강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4대 금융지주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8601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9961억원) 대비 10.6% 감소한 수준이다. K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8266억원으로 같은 기간(9911억원)보다 16.6% 줄었다.

이밖에 우리금융은 6103억원에서 20.6% 감소한 4844억원, 하나금융은 6584억원보다 12.3% 줄어든 5774억원으로 전망됐다.

시장 전망치를 적용하면 KB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에 못 미치는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순이익 합계는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788억원) 대비 1.4%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이 9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20.3% 늘어난 657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8.9% 감소한 5182억원이었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KB금융은 13.7% 줄어든 7295억원을 거수했다.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향후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지난 2018년 자회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의 지분 인수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이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경상 순이익은 약 85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9184억원)보다 600억원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분기 특별퇴직 관련 비용 1260억원이 발생했다. 일종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면 하나금융도 마이너스 성장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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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전망이 암울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과 한국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빅컷(큰 폭의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탓이다.

우리나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분기에는 이보다도 더 어두울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실물 경제 침체나 실업 등 코로나19로 인한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2분기를 경기 저점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다수”라고 전했다.

정부조차도 2분기를 1분기보다 더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은 실물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2분기 NIM은 1.70%였지만 올해는 1.56%로 0.14%포인트(p) 하락했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1.58%에서 1.41%로 0.17%p 낮아졌다. 이밖에 ▲우리은행 1.49%→1.39% ▲하나은행 1.54%→1.39%로 각각 0.1%p, 0.15%p 내렸다.

1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로 단행된 만큼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회복 및 강화와 순이자마진 하락 방어가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는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은 2분기부터의 실적 방어 여부가 올 한 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NIM 축소 압력이 가중될 여지가 큰 가운데 이를 방어하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에 4대 금융지주는 올해 경영 방향을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급격한 경기 둔화 대응을 위한 기초체력 강화 및 회복 탄력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공동 위기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등 그룹 위기관리 시스템을 격상했다. 향후 신용 위험 증가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과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해 잠재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신용 리스크 체계를 재편했다는 설명이다.

KB금융은 핵심 성장동력인 투자금융(IB)·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은행 부문 수수료수익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신용카드와 증권 중개 등 비은행부문에서 증대를 노린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신규 편입한 우리자산신탁과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자회사들의 경영 성과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는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로 수익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익명을 원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둔화와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와 리스크 관리 등 충격에 최소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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