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변액보험 때문에 골치가 지끈”…고객 ‘수익률 저조’에 울상, 보험사 ‘보증준비금 확충’ 부담
[이지 돋보기] “변액보험 때문에 골치가 지끈”…고객 ‘수익률 저조’에 울상, 보험사 ‘보증준비금 확충’ 부담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5.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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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사는 직장인 김용현(37세/남)씨는 지난 2013년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 월 10만원 ▲의무 납입기간 12년 ▲채권형 펀드인 이 상품의 수익률은 이달 10일 현재 -12.43%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입했지만, 7년째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어 김씨는 중도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

가입 후 10년, 15년 경과한 변액보험의 연환산수익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은 장기간(9년 1개월) 납입해도 중도 해지하면 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가입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변액보험 보증 위험 해결이 시급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한 헤지(hedge)로 보증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9일 이지경제가 생명보험협회 상품별 과거 수익률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5년이 경과한(가입년도 2014년) 변액연금 보증형 보험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은 평균 –1.00%였다.

가입 후 10년, 15년이 경과한 보험상품의 연환산수익률도 2%를 넘지 못했다. 2009년, 2004년 가입한 변액연금 보증형 상품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각각 0.14%와 1.57%에 불과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펀드(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실적에 따라 계약자가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며, 펀드 수익률이 낮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사업비 명목으로 보험료에서 떼어내는 금액을 고려하면 가입 후 6년~7년간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이 경과해도 물가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낮다. 통계청 발표 기준 2005~2019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5%다.

아울러 중도 해지하면 손해 보기 일쑤다. 월 20만원씩 9년 1개월 납입하다 해지하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

실제로 채이배 민생당(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이 지난 2017년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보험회사별 변액연금 해지환급금 추정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남자 40세 ▲10년 월납 ▲월 보험료 20만원 기준 변액보험 25개 상품은 9년 후 중도 해지 시 평균 환급금이 2117만원으로 원금(218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또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안감이 겹치는 시기에는 가입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조언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변액보험은 납입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원금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금리가 낮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변액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은행 적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안정적”이라며 “중도 해지하면 원금 대비 환급금이 매우 적기 때문에 가입한 지 7년~10년 경과한 고객은 예정된 보험료 납입 기간을 채우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고민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최근 저금리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변액보험 보증 위험이 증가해 고민에 빠졌다.

우선 변액보험 적립금(총자산)이 1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보험개발원 보험통계포털서비스(INsis)에 따르면 지난해 104조원에 이르던 생보사 변액보험 적립금은 올 3월 90조원으로 내려앉았다.

변액보험 적립금 추이. 자료=보험개발원 보험통계포털서비스(INsis), 인포맥스, 보험연구원
변액보험 적립금 추이. 자료=보험개발원 보험통계포털서비스(INsis), 인포맥스, 보험연구원

연도별 변액보험 적립금은 ▲2015년 91조5000억원 ▲2016년 95조3000억원 ▲2017년 103조6000억원 ▲2018년 97조9000억원 ▲2019년 104조5000억원 ▲2020년 3월 90조3000억원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변액보험 적립금은 주가 및 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한다”며 “지난 3월 주가 급락 등으로 적립금이 5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적립금이 감소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가 확보해야 하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증가한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이. 자료=보험개발원 보험통계포털서비스(INsis), 인포맥스, 보험연구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이. 자료=보험개발원 보험통계포털서비스(INsis), 인포맥스, 보험연구원

각 보험사 경영 공시에 따르면 ▲2010년 8000억원으로 시작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2015년 3조7000억원 ▲2016년 5조1000억원 ▲2017년 4조9000억원 ▲2018년 5조9000억원 ▲2019년 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마련해야 하는 보증준비금이 늘어나는 만큼 보험사의 자금 확보 부담은 커진다.

전문가들은 제로금리 시대가 지속된다면 보험사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한 헤지(hedge)로 보증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헤지는 환율이나 금리 또는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위험자산의 가격 변동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노건엽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0%대 제로금리가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보험사의 보증준비금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변액보험 보증 위험 헤지는 파생상품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지수 선물 ▲이자율 스왑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보증준비금의 가치 변동과 파생상품의 가치 변동이 서로 상쇄되게 해서 손익 변동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대형 보험사에서는 헤지 효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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