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 폭락? “아직 덜 빠졌다!”…3년간 상승분 중 1/3 반납
[이지 돋보기]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 폭락? “아직 덜 빠졌다!”…3년간 상승분 중 1/3 반납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5.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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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퍼스티지(왼쪽),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래미안 퍼스티지(왼쪽),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가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강남 주요 아파트는 2억~4억원 가량 떨어졌다. 더욱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17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을 감안하면 빠진 가격은 상승분 대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하락은 지금부터라는 얘기가 나온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3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졌다. 특히 ▼송파(-0.07%) ▼강남(-0.05%)은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초의 경우 보합세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행진을 멈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밀집한 이들 지역의 내림세는 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강남권 급매물이 일부 거래되는 등 낙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하방압력은 현재진행형이다. 4월 한 달간 강남3구 아파트값은 0.63%를 떨어져 2012년 11월(-0.63%) 이후 8년여 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실제로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3㎡의 경우, 지난달 18억9300만원~21억5000만원선에서 손 바뀜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과 12월 23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에서 최대 4억원 이상 빠진 금액이다.

서초구의 대장주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59.89㎡는 이달 8일 1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고점이던 21억~22억원보다 3억원 가량 호가가 낮아진 것이다.

이밖에도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59.88㎡은 지난달 2번의 거래가 모두 15억원에 성사됐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17억6000만원 대비 2억6000만원 떨어졌다. 인근의 잠실엘스 84.8㎡는 지난달 18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말 고점이던 21억7000만원보다 3억원 내렸다.

강남 지역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가장 먼저 반응하고 가장 크게 값이 오르는 지역이다. 그러나 반대로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이들 아파트가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가격 낙폭도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침체 그리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따른 위기감을 고스란히 떠안은 가격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라는 보건위기가 경제 위기에 깊숙하게 침투하며 불패를 자랑하던 강남 아파트 가격까지 직격탄을 맞았다”며 “지난 몇 년간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유지되면서 가격 상승 피로감이 겹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지경제DB, 픽사베이
사진=이지경제DB, 픽사베이

반등?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종부세, 보유세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이 더해지면서 투기수요를 막고 있다.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폭등한 강남 아파트의 상승분을 감안하면 빠진 가격이 크지 않아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강남 주요 지역 아파트는 2017년 이후 고점 기준 100%가량 상승했다. 은마아파트 84.43㎡는 2017년 1월 총 10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12억원에서 12억7000만원 사이였다. 지난해 말 최고점 23억5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즉, 가장 최근 거래인 20억원대는 3년간 상승분의 3분의 1 수준만 반납한 셈이다.

래미안 퍼스티지 역시 마찬가지. 래미안 퍼스티지 59.89㎡는 2017년 2월 13억9500만원에 손 바뀜이 일어났다. 이후 3년간 약 9억원 상승해 올해 3월 23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달 거래된 19억1000만원은 3년 전 대비 여전히 40%가량 상승한 가격대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주택 매수를 보류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대출 규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고가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 일대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기란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거래가 있어야 상승과 하락을 논할 수 있는데 지금은 거래가 없어 현재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에 무게를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는 매도 우위가 형성됐고 지금까지의 상승분이 워낙 커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강남불패’에 대한 믿음이 남아있다. 바닥을 찍고 관망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 이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약세가 이어지겠지만 오는 6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이후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올 이유가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한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견고하게 가격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북 지역의 아파트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북구 아파트 가격은 0.15% 상승했고 관악(0.07%), 구로(0.08%) 등이 올랐다.

강남 외 지역의 아파트가 떨어지지 않고 상승하면 일종의 키 맞추기 현상이 돼 강남 일대의 아파트값과의 격차가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강남 아파트를 밀어 올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만 건재하면 오히려 비정상”이라면서도 “현재의 집값 조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일시적인 조정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강남에 진입하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된다면 강남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일 것이 유력하다”며 “아울러 상승론 입장에서 본다면 강남 외 아파트값과 강남 아파트값 격차가 줄어들면 다시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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