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주요 기관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낙관적인 전망이다.

단 KDI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계속되면 성장률이 –1.6%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조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빠르게 인하하고, 기업 유동성 공급과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이 동반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20일 발표한 '2020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경제 경제성장률이 민간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0.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3%)보다 2.1%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치다.

KDI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0.8% 성장에 그쳤던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장세를 기록하게 된다. 실제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단 KDI의 이번 전망은 IMF가 지난달 14일 우리 경제 성장률을 –1.2%로 예상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KDI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게 위축 중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접촉을 기피하면서 국내총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확산이 둔화되고,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국내소비는 비교적 회복세가 빠르겠지만 국가 간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 국외소비는 내년까지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출은 전세계가 코로나19 공포에 주요국들이 봉쇄조치를 단행하면서 3.4%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과 작년의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하지만 그 폭은 0.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는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에서 발생한 충격을 정부정책이 부분적으로 보완하면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후 내년에는 고용부진이 완만하게 회복되며 20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KDI는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 충격이 빠르게 사라지면 연말 1.1%가 성장하고, 내수와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 -1.6%까지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우리 경제가 정상 궤도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최우선 과제이자 경기 회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확산 범위와 기간에 따라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크게 달라지리라는 것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 지원과 민간수요가 위축되지 않도록 확대 편성된 재정지출 계획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기준금리를 최대한 인하하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인하한 후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가계가 파산할 경우 경기 회복이 더 지체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과 고용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