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북미 대표 SUV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지프 정체성 담은 미친 존재감 발휘
[이지 시승기] 북미 대표 SUV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지프 정체성 담은 미친 존재감 발휘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5.26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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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CA코리아, 지프
사진=FCA코리아, 지프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지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는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래 두고 만나면서 지지고 볶고 해야 진가를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지프는 랭글러(루비콘과 사하라)가 대표적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 차종 중 가장 상위 모델이지만 미약한 존재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그랜드 체로키는 집 안팎에서 조연에 가깝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씬스틸러’는 있게 마련. 그랜드 체로키가 딱 그렇다.

그랜드 체로키를 막상 만나보면 참 매력적이다. 눈에 띄게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무난하다. 재밌는 성격도 아니지만 모나지 않아 누구와 어디서(온로드·오프로드)든 잘 어울린다.

사진=FCA코리아
사진=FCA코리아

그랜드 체로키의 겉모습은 투박하다. 호불호가 강하다. 디자인이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최근 출시되는 SUV는 세단처럼 고급스러운 게 유행이다. 다만 지프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내 시원시원한 인상을 준다.

전면부는 대형 라디에이터그릴이 자리하고 있다. 지프의 헤리티지가 된 특유의 7-슬롯 그릴이 포인트다. 그 위에 JEEP라는 레터링도 한눈에 들어온다. 공기역학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프론트 엔트도 돋보인다. 측면과 후면부는 깔끔하고 매끄러운 자태를 자랑한다.

실내는 평범한 편이다. 미국 차 특유의 무심함이 담겨있다. 이전 모델보다는 상당히 개선된 걸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특징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쉽다. 랭글러처럼 독특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한 것도 아니다.

그래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배려가 담겼다. 특히 트렁크 문을 여는 버튼은 다른 차량처럼 운전석에 치우친 게 아니라 흔히 선글라스 담는 부분에 있어 2열 동승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터치스크린이 내장된 8.4인치 디스플레이는 여러 기능을 담고 있으며(랭글러 시승 경험 덕분인지) 조작도 편하다.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내비게이션 등이 포함됐다. 다만 크기는 다소 아쉽다. 대신 고개를 들면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로 인해 개방감이 상당하다.

사진=FCA코리아
사진=FCA코리아

운전석은 프리미엄 고급 가죽 시트 소재로 감싸고 있어 포근한 착좌감이 느껴진다. 장거리 운전에도 운전자의 허리를 거뜬하게 받쳐줄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2열 공간은 비교적 넓다. 실제로 성인 3명이 동승했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다. 공간이 넓어 쾌적하지만 고급 세단과 달리 각종 편의사양을 갖추지는 못했다.

트렁크 공간은 널찍하게 확보됐다. 최대 1689ℓ까지 활용 가능하다. 특히 6:4 폴딩시트는 각 사이드에서 안쪽으로 접을 수 있어 맞춤설정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제한적인 야외활동을 하는 요즘 ‘캠핑족’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그랜드 체로키의 넓은 품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마법

그랜드 체로키와 동행한 주행 코스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경기도 남양주다. 왕복 약 100㎞ 구간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높은 시트포지션 덕분에 탁 트인 시야가 확보돼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전체적인 주행 능력은 다소 아쉽다.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어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이 강해서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이 답답하다.

자동차 좀 안다고 자부하는 동승자는 “미국차의 경우 보통 독일차와 달리 초반보다는 중후반에 속도가 붙는 경향이 있는데 그랜드 체로키가 딱 그런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잘난 척 하는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수긍이 된다.

사진=지프
사진=지프

고구마 먹은 것 같은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고자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는 순간 성격이 180도 변한다. 벌집을 건드린 것 같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순발력이 강화되고 고속 주행에서도 한층 더 힘을 발휘하는 느낌이 확실하게 전달된다. 묵직한 주행 성능에 감탄하게 되고 일반 주행에서의 답답함도 어느 순간 지워진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의 경우 디젤이 아닌 가솔린 모델이어서 정숙함이 일품이고 덩치에 걸맞게 안락함도 제공한다.

그랜드 체로키는 SUV 특유의 강점이 돋보인다. 차체가 높고 안정적이다 보니 오프로드에서도 강한 장점을 드러낸다.

이밖에도 오프로드 명가답게 다양한 기능이 첨가됐다. 특히 바퀴 앞축과 뒷축에 동력을 제공해 오프로딩에 최적화됐다. 심지어 바위를 기어오를 수 있는 전문기술이 제공된다.

편의 및 안전사양은 기대 이상이다. 전방 추돌 경고, 비상정지기능이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주차 어시스트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또 최근 고급 세단 등에 종종 적용되는 스마트키 소지 시 도어핸들을 당겨 문을 열 수 있다.

총평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밀당’의 고수다. 외관부터 실내 디자인, 주행 성능까지 불만족이 생기면 다른 부분으로 달래주는 마법을 부린다. 지프의 주연은 아니지만 최고의 씬스틸러다.

사진=FCA코리아
사진=FCA코리아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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