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병곤 기자]외국인의 ‘팔자’ 공세로 맥을 못 추고 있는 국내증시가 다시 상승 반전을 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조정을 겪었던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최근 외국인의 매수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것.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의 '닮은꼴'로 분류됐던 인도 센섹스 지수가 11일 1.52%, 14일 2.67% 오르며 18,000선을 회복했다. 이 지수는 최근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IDX지수도 지난 11일 이후 이틀째 오름세를 보였다.
센섹스지수는 지난해 17,558.73으로 출발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21,004.96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인플레 우려 여파로 외국인의 자금이 빠지자 지수는 다시 17,000대로 떨어졌다.
이는 얼마 전까지 2,100선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오르다가 외국인 매수 둔화에 한풀 꺾인 코스피와 흡사한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로 전환됐다는 점은 코스피 반등 임박을 알리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보다 먼저 조정을 받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증시에 최근 매도세가 진정됐다는 것은 괄목할 만 부분이다”면서 “그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을 빌미로 아시아 시장이 조정을 받았는데 탄탄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회귀 가능성이 크다. 만약 자금이 다시 신흥시장으로 유입된다면 경기 면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과 대만이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신흥국 증시의 강세는 인플레 우려에도 반등 시도가 나타났으며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지대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추가 조정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 국가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곳은 미국이며 인도나 인도네시아와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화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IT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난 만큼, 조만간 다시 국내증시로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