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4년 만에 감소했다. 더욱이 3곳 중 1곳은 이자도 갚지 못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부감사대상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율이 후퇴한 것은 지난 2015년(-2.39%) 이후 4년 만이다.
한은이 외감기업 2만587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9.9% 급증했다가 2018년 4.2%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매출액이 크게 내려앉은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3% 줄어들면서 2016년(-1.4%)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동차(6.3%)와 조선업(12.5%) 등의 매출액 증가율이 상승했으나, 석유정제·코크스(-6.8%), 화학물질(-6.8%)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비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0.8%로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2018년(3.8%) 대비 둔화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5%였다. 중소기업의 증가율은 1.5%였으나 전년(3.9%)보다는 크게 줄었다.
이같이 수익성이 악화되자 기업 3곳 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이 34.1%로 전년(31.3%)보다 2.8%포인트 확대됐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100% 미만이면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예 적자를 내는 이자보상비율 0% 미만인 곳도 21.6%에서 23.4%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 넘는 기업수는 40.2%에서 36.9%로 대폭 축소됐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60.9%로 전년(593.3%)보다 232.4%포인트 급락했다. 기업들이 빚을 갚을 능력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7%로 전년(6.9%)보다 하락했다.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았을 때 세금을 빼고 거둬들인 이익이 47원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8.3%)에서 4.6%로 반 토막 났다. 비제조업 이익률도 5.1%에서 4.8%로 내렸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7.2%에서 4.6%로 크게 둔화했다. 중소기업 역시 5.6%에서 5.2%로 소폭 하락했다.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93.1%에서 95.4%로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도 26%에서 27.7%로 상승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