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증권가 MTS‧HTS 등 언택트가 대세…영업점, 10년새 853곳 역사 속으로
[이지 돋보기] 증권가 MTS‧HTS 등 언택트가 대세…영업점, 10년새 853곳 역사 속으로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6.0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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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병희 기자, 픽사베이
사진=문병희 기자, 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증권사들이 최근 10년 사이 국내 영업점 800여곳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일선 영업 창구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언택트(비대면) 기법이 대세로 떠오른 영향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영업점 줄이기에 나선 것은 아니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전문 창구 개설 및 점포 통합을 통한 대형화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10~2019년 증권사 영업점수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2010~2019년 증권사 영업점수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4일 이지경제가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57개 증권사가 보유한 국내 영업점은 총 102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 1879곳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853개점(45.3%)이 자취를 감췄다. 2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0년 1879곳 ▲2011년 1856곳 ▲2012년 1674곳 ▲2013년 1534곳 ▲2014년 1267곳 ▲2015년 1216곳 ▲2016년 1275곳 ▲2017년 1126곳 ▲2018년 1091곳 ▲2019년 1026곳 등이다.

영업점은 2010~2014년 사이 무려 612개점이 줄었다. 이후부터는 감소폭이 완만해졌다.

증권사별 영업점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가 총 124곳으로 가장 많은 거점을 보유했다. 이어 ▲KB증권(112곳) ▲한국투자증권(88곳) ▲NH투자증권(84곳) ▲미래에셋대우(82곳) ▲삼성증권(63곳) ▲유안타증권(63곳) ▲하나금융투자(57곳) ▲대신증권(48곳) ▲한화투자증권(48곳) 등의 순이다.

57개 증권사 중 지난해 영업점을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전년(136곳) 대비 무려 54개점이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이 2016년 말 대우증권과 합병한 후 지점을 통폐합‧대형화하고 비대면 영업을 강화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KB증권(118곳→112곳) ▲삼성증권(68곳→63곳) ▲유안타증권(67곳→63곳) ▲DB금융투자(27곳→23곳) ▲대신증권(50곳→48곳) ▲하이투자증권(30곳→28곳) ▲IBK투자증권(27곳→25곳) ▲신영증권(15곳→14곳) ▲한양증권(5곳→4곳) 등이 영업점을 줄였다.

반대로 영업점을 늘린 증권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118곳→124곳)가 대표적이다.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PB(프라이빗 뱅킹)센터뿐만 아니라 은행과 협업하는 형태로 영업점을 운영하다 보니 지점수가 많이 집계되는 효과가 있다”며 “지점을 줄이는 업계의 전반적인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외에도 ▲NH투자증권(82곳→84곳) ▲현대차증권(21곳→23곳) ▲한국투자증권(87곳→88곳) ▲유진투자증권(24곳→25곳) ▲메리츠증권(6곳→7곳) ▲상상인증권(2곳→3곳) ▲흥국증권(1곳→2곳) 등이 지점수를 늘렸다.

변화

증권사 영업점 감소는 MTS와 HTS 등의 보편화와 사업 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 영업점 통폐합은 어느 순간부터 빠르게 일어났다기보다는 서서히 발생한 흐름”이라며 “MTS와 HTS 등 비대면 거래 채널의 비중 확대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바뀐 사업 구조도 영업점 감소 원인 중 하나”라며 “주식 거래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IB(기업금융)나 WM(자산관리) 등 다른 사업부문의 비중을 키우는 트렌드도 한 몫 했다”고 덧붙였다.

살제로 한국거래소 ‘매체별 코스피 주식거래량 비중’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 MTS와 HTS의 거래량 비중은 각각 44.85%와 36.17%다. 반면 영업단말(영업점) 비중은 7.91%에 불과해 비대면 채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관계자는 “10여 년 전에는 위탁 수수료(브로커리지)가 증권사 수익의 대부분이었던 만큼 영업점도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줄이고 WM(자산관리) 등 다른 사업부문 비중을 키우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지점을 대형화하는 분위기가 업계 전체적으로 형성됐다”고 전했다.

증권사 영업점 감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고액 자산가 거주지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영업점이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처럼 급격한 통폐합보다는 필요에 따른 전략적 통폐합이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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