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제약사, 1분기 성장 불구 ‘광고·기부’ 줄였다…학계 “사회적 책임 아쉬워”
[이지 돋보기] 10대 제약사, 1분기 성장 불구 ‘광고·기부’ 줄였다…학계 “사회적 책임 아쉬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0.06.0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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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10대 제약사가 올 1분기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광고비와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 것으로 풀이된다.

학계 등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는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인 동시에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전개할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9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0대(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일동제약) 제약사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매출은 2조6444억원으로 전년 2조3545억원 대비 12.30%(2898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558억원으로 같은 기간(1824억원) 보다 40.19%(733억원) 늘었다.

당초 증권가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기 침체가 제약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닝서프라이즈, 즉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는 얘기다.

그래픽=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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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제약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광고비를 줄였다. 올 1분기 집행된 광고비는 총 603억원. 전년 동기(692억원) 대비 12.82%(88억원) 감소한 수치다.

제약사별로 살펴보면 유한양행이 올 1분기 124억원으로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 다만 같은 기간(155억원) 보다 19.91% 줄였다. 매출(3132억원) 대비 비중은 3.96%다.

이어 대웅제약이 109억원이다. 전년 동기(159억원)보다 31.24% 급감했다. 매출(2574억원)의 4.27% 수준.

GC녹십자는 전년 동기(46억원) 대비 65.82% 증가한 77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매출 3077억원과 비교하면 2.52% 규모다.

한미약품은 70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같은 기간(59억원) 보다 18.41% 늘었다. 매출(2882억원)의 2.43% 비중이다.

종근당의 광고선전비는 67억원. 전년 동기(86억원) 대비 21.37% 감소했다. 매출 2933억원의 2.31% 수준이다.

광동제약은 60억원에서 8.62% 증가한 65억원을 집행했다. 매출(3006억원) 대비 2.17%다.

일동제약은 59억원을 광고비로 썼다. 같은 기간(90억원) 보다 33.67% 급감했다. 매출(1387억원) 대비 4.31%.

동아에스티는 12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전년 동기(16억원) 대비 23.35% 감소했다. 매출(2012억원)의 0.63%.

셀트리온과 제일약품은 각각 8억원(전년 동기 대비 13.27%↓), 6억원(8.81%↓)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매출액 대비로는 셀트리온(3728억원) 0.22%, 제일약품(1708억원) 0.40%다.

그래픽=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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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제약사는 기부도 줄었다(분기보고서에 기부금을 기재하지 않은 셀트리온·대웅제약·동아에스티는 지난 2019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기부금을 4분기로 나눠서 계산했다.).

10대 제약사의 올 1분기 총 기부금은 43억원. 같은 기간(46억원) 보다 5.99% 줄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16%에 불과하다.

제약사별로 보면 한미약품은 1분기 10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했다.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다만 전년 동기(21억원) 대비 50.51%가 줄어든 수치다. 매출 대비 0.36% 비중.

GC녹십자는 전년과 같은 6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매출과 비교하면 0.22% 규모다.

종근당과 유한양행은 각각 5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69%, 247.99% 늘었다. 매출 대비 비중은 각각 0.20%, 0.17%다.

이어 ▲대웅제약 4억원(전년 동기 대비 1979.84%↑) ▲일동제약 4억원(1.48%↓) ▲셀트리온 3억원(23.63%↑) ▲광동제약 1억원(0.77%↑) 등의 순이다.

기부에 인색한 곳도 있다.

동아에스티는 2900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전년 동기(2억원)보다 88.84% 급감했다. 매출 대비 0.014% 비중이다.

제일약품은 1449만원. 같은 기간(310만원) 보다 336.89%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0084%.

제약업계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뒤 “치료제 개발과 각종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마스크 기부 등 공시에 기록되지 않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며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홍진태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교수는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적 상황에서도 제약업계는 진단키트, 치료제 개발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이라며 “악재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산업임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자세까지 갖추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피력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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