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실적 악화에도 배당성향↑…“주주친화정책‧투자자 이탈 방지 고려”
[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실적 악화에도 배당성향↑…“주주친화정책‧투자자 이탈 방지 고려”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6.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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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주요 보험사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일제히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는 주주친화정책과 투자자 이탈 방지를 위해 배당성향을 높였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업황 부진이 예고돼 이같은 정책 유지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자산 총액 기준 3대(삼성‧교보‧한화) 생명보험사와 3대(삼성화재‧현대해상‧DB) 손해보험사 등 6개 보험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보험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33.9%이다. 전년(26.6%) 대비 7.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에게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이 배당금 400억원을 지급했다면, 배당성향은 40%다.

2018~2019년도 보험사 배당금과 배당성향.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각 보험사 사업보고서
2018~2019년도 보험사 배당금과 배당성향.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각 보험사 사업보고서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배당성향은 56.2%(10.4%p↑). 지난해 배당금 총액을 3613억원으로 설정해 전년(4887억원) 대비 1274억원(26%) 줄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이 1조707억원에서 6456억원으로 4251억원(39.7%) 급감하면서 배당성향이 상승했다.

삼성화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같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IR(2018년도 결산 기업설명회)에서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해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높이는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며 “공언한 대로 지난해 배당성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48.7%로 삼성화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년(28.6%) 대비 20.1%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 총액은 4758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생명 역시 당기순이익이 1조7337억원에서 1조516억원으로 6821억원(39.3%) 급감해 배당성향이 상승했다.

삼성생명은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상승한 것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 효과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현대해상(24.1%→26.1%) ▲교보생명(19.4%→25.4%) ▲DB손해보험(23.8%→25.1%) ▲한화생명(18.1%→22.4%) 등이 배당성향을 끌어올렸다.

부진

실적은 부진했다. 6개 보험사 중 교보생명을 제외한 5개사는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당기순이익 6426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전년(5643억원) 대비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1조7337억원→1조516억원, 6821억원↓) ▲한화생명(4465억원→1004억원, 3461억원↓) ▲삼성화재(1조707억원→6456억원, 4251억원↓) ▲현대해상(3735억원→2691억원, 1044억원↓) ▲DB손해보험(5377억원→3822억원, 1555억원↓) 등 5개 보험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보험업계는 주주친화정책 때문에 배당성향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해서 배당성향을 바로 낮추기는 힘들다”며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그룹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거스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장 보험사들의 주가 하락도 배당성향 상승을 부추긴 이유로 꼽힌다.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한 구실이라는 것.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며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을 붙잡을 구실이 있어야 하는데, 배당성향까지 낮춰버리면 남아 있을 주주가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5개 보험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초 1주당 4215원에서 연말 2310원으로 무려 45.1%나 떨어졌다.

또 ▲삼성생명(8만300원→7만4500원, 7.2%↓) ▲삼성화재(26만4500원→24만3500원, 7.9%↓) ▲현대해상(3만9850원→2만6950원, 32.3%↓) ▲DB손해보험(6만9500원→5만2300원, 24.7%↓)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보험업계는 올해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방침이지만, 실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부진할 경우, 배당성향이 변동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배당금 환원 정책은 유지하겠지만, 올해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장담하기 어렵다“며 ”실적에 따른 배당성향 변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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