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올 1분기 투자 실적이 8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26억2000만 달러로 전년(149억1000만 달러) 대비 15.3%나 줄었다.
분기 기준 해외직접투자액이 감소한 건 2018년 1분기(-27.9%)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1~2월은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 들어 45.6% 급감했다.
해외직접투자액에서 지분 매각과 청산 등 회수금액을 차감한 순 투자액은 105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1.4% 감소했다.
투자액을 업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의 비중이 36억 달러(28.5%)로 가장 컸다. 이어 제조업 26억 달러(20.6%), 부동산업 20억2000만 달러(16.0%), 전기·가스공급업 15억 달러(11.9%), 도소매업 11억1000만 달러(8.8%) 순이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됐고 특히 3월부터 글로벌 경제 봉쇄 등이 진행되면서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보험업 투자액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및 전 세계 주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대형 투자 건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이 맞물리면서 55.4% 쪼그라들었다.
반면 부동산업은 올해 초 유럽·북미지역 대형 부동산 투자 등 특이요인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23.9% 증가했다. 전기·가스 공급업은 국내 가스 공기업의 캐나다 액화플랜트 투자로 인해 694.0% 급증했다.
국가별 투자 비중은 미국 2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캐나다 10.8%, 케이만군도 8.6%, 싱가포르 6.8%, 베트남 6.3% 순이었다.
전년보다 134.6% 증가한 캐나다를 제외하고 미국(-7.1%), 케이만군도(-17.2%), 싱가포르(-20.4%), 베트남(-16.0%) 등 주요국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중국(-56.7%), 홍콩(-74.9%)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북미 39.2%, 아시아 28.2%, 유럽 18.6%, 중남미 10.8%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회수액은 업종별로 금융·보험업(11억400만 달러)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2억7000만 달러), 제조업(2억5000만 달러)이 뒤따랐다. 국가별로는 케이만군도(5억9000만 달러), 미국(4억 달러), 영국(1억8000만 달러) 순이었다.
한편 2분기인 4~6월 역시 해외 주요국들의 이동 제한 등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직접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