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올 상반기 해외수주 69%↑…코로나19 쇼크에 하반기 전망 ‘흐림’
[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올 상반기 해외수주 69%↑…코로나19 쇼크에 하반기 전망 ‘흐림’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6.2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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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수주한 파나마 모노레일 공사(왼쪽), 대우건설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 사진=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이 수주한 파나마 모노레일 공사(왼쪽), 대우건설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 사진=현대건설, 대우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업계가 올 상반기 해외에서 비교적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 맏형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잇단 낭보를 전한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아쉽다. 코로나19 여파와 중동발 석유 전쟁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정부는 해외 수주 활성화를 위해 1000억 달러 규모의 30개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24일 이지경제가 해외건설종합서비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 건설사의 올 상반기(6월 23일 기준) 해외 수주 금액은 159억1761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94억1826만 달러)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과는 올 초부터 카타르와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규모 공사 계약을 따낸 영향이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5일 파나마 메트로청이 발주한 28억11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수주했다.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루사일 플라자타워 3·4구획(PLOT),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 알제리 복합화력 발전소를 수주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월 사우디에서 아람코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프로젝트와 알제리 정유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해외 수주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방글라데시에서 다카 국제공항 공사를, 대우건설은 인도네시아 탕구 LNG 액화 플랜트 가운에 일부 배관공사를 따냈다.

잘 나가던 우리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은 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라는 복병이다. 더욱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비틀대고 있다.

실제 우리 건설사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직전인 2월까지 해외 수주액이 100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이후 4개월 간 60억 달러를 조금 넘기는 데 그쳤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기존 해외 사업에도 차질이 생겼지만 무엇보다 플랜트, 인프라 등 중대형 프로젝트가 자취를 감췄다”며 “코로나19와 더불어 유가까지 떨어지면서 발주처에서 사업을 미루는 등 여러모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고 토로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돌파구

건설업계가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전제 조건이 붙는다. 바로 코로나19의 진정이다.

글로벌 건설시장 분석 전문기관 글로벌 데이터는 코로나19 진정 시 세계 각국에서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국의 주요 해외 건설 파트너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카타르 등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는 코로나19가 진정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만약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건설업계 공기가 더욱 얼어붙는다. 자칫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우리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꾸준한 성장을 통해 과거보다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닥친 위기라는 점에서 더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수주를 위해 영업, 입찰 활동 등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또 국제 유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아직 회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코로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경우 보안이 워낙 철저해 수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갑자기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국제 사회 분위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많은 해외 수주 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정부가 이달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외수주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우리 건설사의 해외 수주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프로젝트 중 사업의 경제적 효과, 지역 다각화, 수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00억 달러 규모의 30개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30개 핵심 프로젝트는 투자개발형(15개), 시공자 금융주선(6개), 단순도급(9개) 등으로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수주 지원을 확대한다. 또 전통적 수주 시장인 중동(8개), 신남방(6개)뿐만 아니라 신북방(5개), 미주(5개), 유럽(2개), 기타(4개) 지역으로 다변화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내놓은 방안들만 보면 그럴 듯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좀 더 구체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측면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정부가 일선에 나서 해외 수주를 따내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금융 지원에 집중해 건설사가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재정적인 부담이 있는 국가가 사업을 발주하고 싶어도 금전적인 문제로 머뭇거릴 수 있는데 이때 정부가 나서 금융을 지원해 준다면 우리 건설사들이 수주를 따내는 일이 가능해진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해외 사업을 지원해준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라면서도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손길을 내민 적이 많았는데 실제로 업계에 힘이 될 만한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방안으로 내놓아야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도 아니고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따내는 것은 이제 정부보다 기업이 더 잘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방안을 내놓는다고 더 나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 집중해 업계가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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