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부진이 완화됐으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로 경기 위축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내수와 관련해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소비가 소폭 회복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전월에 이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봤다.
5월 소매판매액은 1.7%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2.2%)의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내구재가 자동차(27.7%)를 중심으로 13.9% 증가한 반면,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신발 및 가방(-13.9%), 화장품(-22.1%)을 중심으로 각각 6.9%와 0.4%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제조업 전반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나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KDI는 한국 경제 부진의 원인으로 수출을 지목했다. 전반적인 대외수요 위축에 따라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5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월(1.5%)보다 상승한 3.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는 일반기계류(15.3%)와 특수산업용기계(30.5%)의 증가로 전월(-0.8%)보다 높은 3.6% 증가했다. 반면, 운송장비(8.0%→3.9%)는 기타운송장비(-8.2%)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외수요 위축에 따라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6월 일평균 수출액은 자동차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전월에 이어 대폭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은 (-23.6%→-10.9%)은 조업일수의 확대(+2일)에 기인하여 전월보다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일평균 수출액(-18.3%→-18.5%)은 전월과 유사한 흐름을 지속했다.
5월 제조업 또한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재고가 증가했다. 또 가동률이 과거 경제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출하(-12.0%)는 내수(-12.1%)와 수출(-11.8%)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120.0%)보다 8.6%포인트(p) 높은 128.6%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68.2%→63.6%)도 전월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두 번의 경제위기 시의 저점(1998년 7월 63.2%, 2008년 12월 62.5%)과 유사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KDI는 "전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는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