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동학 개미’가 주도한 빚투, 석달새 2배↑…전문가 “주가 하락시 부담 가중”
[이지 돋보기] ‘동학 개미’가 주도한 빚투, 석달새 2배↑…전문가 “주가 하락시 부담 가중”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7.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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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동학 개미 운동’에 참전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하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말 6조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분기 말 12조원까지 급증한 것.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반등장에서 투자 수익을 기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빚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가 고점을 향해 끝없이 달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월평균 7.20% 달하는 높은 이자율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3일 이지경제가 금융투자협회 ‘신용공여 잔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6월말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2조6604억원으로 3월 말(6조5782억원) 대비 무려 6조822억원(92.4%) 증가했다. 석달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2020년 상반기 월별 신용거래융자 잔고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2020년 상반기 월별 신용거래융자 잔고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월별로 살펴보면 ▲1월 말 10조806억원 ▲2월 말 10조3726억원 ▲3월 말 6조5782억원 ▲4월 말 9조434억원 ▲5월 말 10조9276억원 ▲6월 말 12조6604억원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3월 잠시 주춤했다가 4월 이후 급증한 모양새다.

시장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유가증권시장이 ▲1월 말 4조4789억원 ▲2월 말 4조6388억원 ▲3월 말 3조1774억원 ▲4월 말 4조4040억원 ▲5월 말 5조980억원 ▲6월 말 6조760억원이다.

코스닥은 ▲1월 말 5조6017억원 ▲2월 말 5조7337억원 ▲3월 말 3조4008억원 ▲4월 말 4조6394억원 ▲5월 말 5조8295억원 ▲6월 말 6조5843억원이다.

신용거래 체결주수도 증가했다. 올 초 14억주에 달했던 체결주수는 3월 말 9억300만주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꾸준히 증가해 6월 말 14억8700만주까지 증가했다.

월별 신용거래융자 체결주수는 ▲1월 말 14억6361만7873주 ▲2월 말 14억7683만7162주 ▲3월 말 9억303만9161주 ▲4월 말 11억3262만6977주 ▲5월 말 13억6092만8501주 ▲6월 말 14억8716만873주다.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을 예측하는 분위기에선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난다. 지난 6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1월 말 2119.01 ▲2월 말 1987.01 ▲3월 말 1754.64 ▲4월 말 1947.56 ▲5월 말 2029.60 ▲6월 말 2108.33포인트로 신용거래융자 잔고‧체결주수 추이와 유사한 흐름이다.

경고

금융투자협회 법규정보시스템 신용거래약관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위해 고객(개인에 한해)에게 매수대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물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신용거래융자를 받을 순 없다. 투자금 일부는 투자자 자신의 자금으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증권회사의 대출을 통해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통상적으로 30~40% 수준의 보증금을 증권사에 맡기고 원하는 주식을 매매한 뒤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주식 100만원을 살 때 ‘신용거래보증금’ 비율이 30%라면, 투자자는 보증금 30만원을 증권사에 맡기고 70만원을 융자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 손실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큰 투자”라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기준금리(6월 말 기준 0.5%) 대비 높은 이자율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신용거래융자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돈을 빌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융자 기간 30일 기준 28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평균 7.20%다. 최소 4.6%(상상인증권)에서 최대 9.0%(키움증권)까지다.

융자 기간이 180일이면 평균 이자율은 8.70%로 상승한다. 최소 이자율과 최대 이자율은 각각 5.5%(상상인증권)와 11%(DB금융투자‧SK증권)다.

전문가들은 향후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는 결국 주가가 상승할 때 늘어나게 마련”이라며 “주가지수가 고점을 뚫고 더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 현재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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