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서울 달궜던 ‘정비大戰’ 부산 등 지방판 개봉박두…건설가, 컨소시엄 카드 만지작
[이지 돋보기] 서울 달궜던 ‘정비大戰’ 부산 등 지방판 개봉박두…건설가, 컨소시엄 카드 만지작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7.1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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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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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강남과 서초구를 들썩이게 했던 정비사업 수주전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부산 등 지방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전략적 접근은 사뭇 다르다. 서울에서는 각사가 명운을 걸고, 브랜드 싸움을 벌였다. 반면 지방에서 펼쳐질 수주전은 건설사간 컨소시엄(공동 도급)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지방 주택사업의 경우, 미분양 등 떠안아야 할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지방에서는 컨소시엄을 기피하는 서울과 달리 상대적으로 공동 도급 방식에 대한 반발이 크지 않다는 점도 건설사간 ‘전략적 맞손’에 무게가 실린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부산 남구 문현1구역과 대연8구역 등에서 제법 굵직굵직한 정비사업이 대기하고 있다. 이밖에 대구와 대전 등에서도 규모가 큰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문현1구역은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65층 규모의 아파트 7개동, 약 2300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된 현장설명회에서 GS건설이 유일하게 참여하며 2차례 모두 유찰된 바 있다. 당초 롯데건설과 GS건설의 맞대결이 예상됐지만 롯데건설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측은 이달 안으로 수의계약 전환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해 시공사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대연8구역은 남구 대연동 일대 단독주택 밀집지역을 개발하는 대형 사업이다. 조합은 이곳에 지상 35층, 33개동, 354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현재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입찰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구에서는 5300억원 규모의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점포 재개발 사업(1713가구), 대전에서는 4000억원 규모의 삼성1구역 재개발 사업(아파트 1612가구, 오피스텔 210가구)이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서울에서는 마땅한 정비사업이 없는 가운데 지방에서 중대형 규모의 사업장이 속속 나타나면서 건설사 간 수주 혈투가 예고된 셈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물량이 적다 보니 업계에서 알만한 사업들은 모두 검토하고 수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택 사업이 침체됐다고 정비사업 수주를 내려놓을 순 없다.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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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주요 건설사는 내년까지 분양 계획 및 분양에 대한 특별한 리스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후년부터는 정비사업 물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탓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잔뜩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곳간을 미리 채우기 위한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형국이다.

건설사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비교적 안전한 컨소시엄 구성 전략이 수면에 떠오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올해 대규모 정비사업이 많지 않은 탓에 적게 남기더라도 일단 수주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주택 사업의 경우 경기 침체 등의 변수가 나타나게 되면 미분양 등의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컨소시엄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단지 규모가 크다는 점도 공동 도급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컨소시엄을 기피하는 서울 및 수도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공동 도급에 대한 반발이 크지 않다는 점도 대형 건설사 간 ‘전략적 맞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지방에서 지난해 분양한 10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 49곳 중 1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21곳 중 단 2곳만 공동 도급 물량이다.

이같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대형 건설사간 컨소시엄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물밑에서는 접촉이 활발하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인지도 높은 브랜드라면 단일이든 컨소시엄이든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광역시 등 대도시라고 해도 서울이 아니면 미분양 우려는 항상 안고 있다. 상당수의 건설사가 부산 등 지방 사업장에서 컨소시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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