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부산‧대구’, 인구절벽 가속화에 부동산 전망 ‘흐림’…슬럼화 등 ‘양극화’ 우려↑
[이지 돋보기] ‘부산‧대구’, 인구절벽 가속화에 부동산 전망 ‘흐림’…슬럼화 등 ‘양극화’ 우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7.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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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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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우리나라 제2·3의 도시로 평가되는 부산과 대구가 인구절벽(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 가속화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장기적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절벽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탓이다. 이에 노동 인력의 대표격인 20~40대의 지역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과 대구 지역 주요 아파트는 최근 전국적인 부동산 열기에 가치가 급등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14개 광역시·도(세종시는 2012년부터)에서 수도권 3개 시·도로 이동한 인구는 총 132만1366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은 같은 기간 25만8894명이 수도권에 둥지를 틀면서 인구 유출 1위를 차지했다. 대구(19만2790명)는 경북(20만5409명)에 이어 3위다.

더욱이 향후 50년간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부산과 대구가 가장 빠른 것으로 예측된다. 부산 인구는 2020년 현재 334만명에서 오는 2070년 193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무려 42.2% 감소하는 수준이다. 대구 역시 현재 약 243만명에서 143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는 일자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2020년 2분기 및 6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부산 고용률은 20~30대 인구를 중심으로 악화돼 전년 동기보다 5.0%포인트 하락한 49.5% 수준에 머물렀다. 30대도 3.7%포인트 떨어졌다. 실업률은 0.9%포인트 상승한 5.1%를 기록해 2001년 이후 2분기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의 6월 고용률은 56.9%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수는 118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5000명(-3.7%) 줄었다. 반면 실업자수는 5만6000명으로 같은 기간 4000명(7.2%) 늘었다.

아울러 부산의 젊은 인력 상당수는 양산, 김해 등에 들어선 산업단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도 경산 등 위성도시에 일자리가 생기고 있어 인구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지역의 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부산과 대구의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산과 대구의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산은 6주 연속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대·대·광(대구·대전·광주)’으로 불리며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큰 폭의 상승세를 자랑했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면 수요와 공급에 엇박자가 생기게 된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다면 집값은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시장이 워낙 과열돼 있다 보니 지금 당장 부산과 대구 지역의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면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인구 감소 등의 현상은 집값이 떨어지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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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부산과 대구는 최근 들어 서울 못지않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와 수영구 등 강세 지역이 다시 폭등하고, 기장군과 서구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형국이다. 대구에서는 수성구가 서울 강남과 비슷한 위상이다.

이들 지역은 부산과 대구를 대표하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부산 해운대구와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가격이 전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더욱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산과 대구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해운대, 수영구(부산) 그리고 수성구(대구) 등의 아파트로 뭉칫돈이 몰릴 가능성은 더 커진다.

실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54㎥ 분양권은 지난달 9일 10억3550만원에 거래되며 10억 클럽에 들어갔다. 수영구 남천동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 전용 84.128㎥도 이달 5일 10억7050만원까지 치솟았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10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10억원대 진입에 성공한 뒤 7개월 만에 1억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부산과 대구의 인구 감소가 절정에 다다르면 전체적인 집값 하락은 물론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통 인구 감소는 전체적으로 비례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방이나 외곽 지역의 인구가 대도시 혹은 인기 주요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부산과 대구에 빗대면 해운대구, 수영구, 수성구 등 도시 내 주요 지역으로 몰린다는 뜻이다. 거주 환경이 좋지 않은 외곽 지역의 슬럼화는 더 심해지고 반대로 인기 지역의 경우 사람이 몰려 집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산 등의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 감소가 먼저 왔던 유럽 도시 등을 보면 주요 지역으로 몰리는 형국이었는데 이런 모습이 부산, 대구에서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지방의 군소도시가 소멸되고 대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게 축소돼 부산 등 대도시 내에서도 나타나는 모양새”라며 “수성구나 해운대처럼 특정 인기 지역의 경우 인프라 등 환경이 좋기 때문에 견고하지만 그렇지 않은 쇠퇴지역은 더 악화될 수 있어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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