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귀뚜라미, 계열사 내부거래 지적에도 ‘My way’…학계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이지 돋보기] 귀뚜라미, 계열사 내부거래 지적에도 ‘My way’…학계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0.07.29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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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사진=픽사베이, 귀뚜라미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사진=픽사베이, 귀뚜라미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귀뚜라미홀딩스가 보일러 부품 제조업체인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 등 주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노켐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99.5%를, 귀뚜라미홈시스는 57.5%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더욱이 최근 3년간 내부거래와 관련된 지적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감 몰아주기가 지속됐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이에 학계 등 전문가들은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29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99.5%, 57.5%로 조사됐다.

나노켐은 지난해 ▲귀뚜라미홀딩스 352억원 ▲귀뚜라미 88억원 ▲기타 3억원 등 총 443억원의 내부거래를 진행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99.5%에 달하는 수치다.

귀뚜라미홈시스는 같은 기간 귀뚜라미와 신성엔지니어링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1956만원의 일감을 받았다. 전체 매출 대비 57.5% 비중이다.

양사의 내부거래를 최근 3년간으로 확대하면 나노켐은 ▲2016년 매출 471억원(내부거래 451억원/95.7%) 이후 ▲2017년 매출 469억원(내부거래 467억원/99.5%) ▲2018년 매출 513억원(내부거래 512억원/99.8%) 등이다.

귀뚜라미홈시스는 ▲2016년 매출 8억452억원(내부거래 7억1726만원/89.1%) ▲2017년 매출 1억1191만원(내부거래 8339만원/74.5%) ▲2018년 매출 3647만원(내부거래 1225만원/33.5%) 등이다.

귀뚜라미홀딩스가 나노켐, 귀뚜라미홈시스 등을 상대로 한 내부거래 비중은 국내 대기업집단과 비교해도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10월 발표한 ‘국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평균치는 19.7%다.

내부거래 비중이 50%를 훌쩍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나노켐은 2010년 12월 말 기준 최진민 외 3인이 45.2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귀뚜라미 31.38% ▲귀뚜라미문화재단 23.35%를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홈시스는 2010년 12월 말 기준 ▲최진민 외 2인 61.96% ▲귀뚜라미문화재단 21.34% ▲귀뚜라미 16.70% 등으로 구성됐다(나노켐과 귀뚜라미는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감사보고서에 주주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는 최진민(79) 회장과 부인 김미혜(64)씨, 장남 최성환(42), 딸 최수영(52)씨 등이 대표이사, 사내이사, 감사 등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오너 일가가 장악한 구조다.

이에 학계 등 전문가들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동호 우석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 거래를 하는 기업의 지분을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들이 수익을 가져가는 행위”라며 “더욱이 정당한 시장 가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시장 질서를 흐트러뜨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악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는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나노켐은 지난해 매출 44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513억원) 대비 13.2%(68억원) 줄었다. 영업익은 같은 기간(31억원) 보다 45.1%(14억원) 급감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18년 6.04%에서 2.22%포인트 하락한 3.82%로 집계됐다. 이는 1000원어치 팔아 38.2원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귀뚜라미홈시스는 지난해 매출 3485만원, 영업손실 12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3647만원) 대비 4.4%(162만원) 줄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 증가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른 영업손실률은 3529.41%로 집계됐다. 이는 1000원어치 팔아 3만5294.1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다만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유동성이 크며 통상적으로 200% 이상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각각 328.7%, 220.0%로 기준치(200%)를 웃돌았다. 기업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100% 이하)도 ▲나노켐 16.0% ▲귀뚜라미홈시스 0.57%로 집계됐다.

이밖에 현금성 자산은 ▲나노켐 88억원(전년比 136.1%↑) ▲귀뚜라미홈시스 235억원(43.0%↓)이다.

한편 이지경제가 ▲수익성 악화 원인 ▲내부거래 배경 등에 대한 답변을 듣기위해 4일간에 걸쳐 귀뚜라미 홍보부와 IR부서 등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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