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불황의 그늘’ 보험계약대출, 1분기 65조…코로나19 영향 전년比 2.2% 증가
[이지 돋보기] ‘불황의 그늘’ 보험계약대출, 1분기 65조…코로나19 영향 전년比 2.2% 증가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8.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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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불황형 대출상품으로 불리는 보험계약(약관)대출 잔액이 올 1분기 65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보험계약대출은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 대비 60~80%를 빌리는 제도다. 간단한 절차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고금리가 문제다. 보험계약대출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되며, 두 금리를 합산한 대출금리는 4~8%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가계의 부담이 은행권 대출 대비 문턱이 낮은 보험계약대출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분기별 보험계약대출 규모. 자료=금융감독원
분기별 보험계약대출 규모. 자료=금융감독원

3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65조원으로 전년 동기(63조6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2.2%)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제도다. 개인 신용도와 무관하게 해지환급금 대비 60~80% 범위 안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대출 여부와 가능 금액을 조회하고, 약정 동의와 개인정보 입력 등의 간단한 절차만 걸치면 온라인 신청을 통해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보험 소비자 신용등급과 보험 보장금액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보험사 가계대출은 ▲보험계약대출 외에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보험계약대출은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다.

올 1분기 가계대출(121조3000억원) 대비 보험계약대출 잔액(65조원)은 53.6%를 차지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44조1000억원, 36.4%) ▲신용대출(7조3000억원, 6.0%) ▲기타(4조9000억원, 4.0%) 등이다.

보험사 가계대출 가운데 보험계약대출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대출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가계대출 중 보험계약대출이 가장 많은 것은 대출을 받기 쉽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진행이 가능한 데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과 달리 까다로운 절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다만 은행 등 타 금융권 대출상품 대비 높은 이율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생명보험협회 대출 공시에 따르면 7월 기준 23개 생명보험사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평균 6.65%다. 최소 4.66%(하나생명)부터 최대 8.67%(삼성생명)까지다.

보험계약대출 이율은 기준금리(예정이율 혹은 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이다. 소비자가 가입한 상품마다 기준금리가 다르므로 보험계약대출 이율도 천차만별이다.

과거 가입한 금리확정형 보험계약의 예정이율이 6%인 경우,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6%(예정이율)+가산금리’가 된다.

가산금리는 보험사가 임의로 책정하는 영역으로, 1.5~2.5% 안팎이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서민경제를 지원하겠다고 나서기 시작하면서 금리가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생명보험사 가산금리가 0.31~0.6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는 보험계약대출 진행에 앞서 상품별 대출이율 비교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오 국장은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된 금리확정형 상품은 기준금리가 높아 대출이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대출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대출 가능 금액부터 파악하고, 보험계약대출이 가능한 상품 가운데 기준금리가 낮은 보험부터 찾는 등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한다면 향후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자본규제연구센터장은 “보험계약대출이 많이 발생하는 조건은 ▲달마다 내는 보험료가 쌓여 해지환급금이 축적될 때 ▲돈이 더 필요한 소비자가 늘어날 때 ▲제1‧제2금융권 등 다른 경로로 돈을 빌리기 어려울 때 등 크게 3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3가지 조건이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불황형 대출상품인 보험계약대출은 앞으로도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면서 “불황 수준을 넘어 극도의 불경기로 악화하면 금융소비자의 보험 중도해지가 늘어 오히려 보험계약대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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