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상반기 주택거래 62만건 돌파 ‘역대 최대’…키워드 ‘중저가·30대·풍선효과’
[이지 돋보기] 상반기 주택거래 62만건 돌파 ‘역대 최대’…키워드 ‘중저가·30대·풍선효과’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8.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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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DB,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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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올 상반기 주택거래량이 62만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추격 매수로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징도 명확하다.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30대’가 주택매매시장에 적극 개입했다. 또 30대 비중이 상승하면서 ‘중저가’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 경기권과 지방 등으로 번진 ‘풍선효과’ 영향으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거래 비중이 상승한 것도 눈에 띈다.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주택 거래량은 62만878건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31만4108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5년 평균 45만7543건도 상회하는 수치다.

배경은 집값 상승 기대감 영향이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고강도 규제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번졌다. 이에 거래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금이 아니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조급증이 추격 매수세로 가세해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2.99% 상승했다. 지난해 12.16대책부터 올해 2.20, 6.17대책 등이 연이어 발표됐음에 불구하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꺾지는 못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로 자금이 풍부해진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둘러 집을 사려는 '패닉 바잉' 심리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주택자

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무주택자들이 뛰어들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그중에서도 30대의 움직임이 바빴다.

30대는 같은 기간 매월 1만7200여건을 거래했다. 지난해 월 7000~8000여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에도 2만3530건을 매수해 전체 거래량의 22.96%를 차지했다.

30대의 주택 매입은 주로 서울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만1106건. 이 가운데 30대는 32.4%인 3601건을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제도 개편과 큰 관련이 있다. 청약 가점을 높일 방법이 원천봉쇄되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무주택 30대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30대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특히 노원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이 주목받았다. 보통 30대의 경우 비교적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집값 상승률도 눈에 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위는 노원구다. 6개월간 8.43% 상승했다. 서울 평균 2.99%보다 3개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함 랩장은 “30대의 경우 분양 아니면 기존 집을 사는 방법밖에 없는데 청약 가점이 안 되다 보니 빌라나 오피스텔, 5억원 이하의 소형 아파트로 몰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패닉 바잉

서울을 벗어난 지역의 거래량 증가도 올 상반기 나타난 특징이다. 각종 규제가 서울로 집중되자, 수도권과 지방 인기 지역 등으로 집값 상승 불씨가 번지면서 거래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33만950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4% 증가했다. 6월에는 7만5534건으로 전년 동월 2만6944건보다 180.3% 급증했다.

특히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자의 올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2만1998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상반기 평균 1만776건에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밖에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입도 3143건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방도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표적인 도시가 대전이다. 대전의 경우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이 2만39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6%, 5년 평균 대비 69.7% 증가한 수준이다. 6월 거래량은 6263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52.7%, 전월 3027건보다 106.9% 늘었다.

이른바 패닉 바잉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전문가들의 하반기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공급책으로 인한 시장 안정 시그널이 작용돼 주택 거래가 진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전세 매물 부족 등으로 인한 불안감이 지속돼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의 과열 양상의 지속 여부는 3기 신도시에 이어 정부가 서울 어디에, 얼마나, 언제 주택을 공급하느냐는 것이 중요한하게 작용할 것이다. 안정 시그널을 줘야만 시장이 반응하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30~40세대가 선호하는 곳에 많은 공급이 이뤄진다면 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돼 진정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이른바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 매매시장으로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정부가 공급을 늘려도 수분양을 확신할 수 없는 30~40대가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서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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