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박차…AI 상담사 ‘챗봇’ 성능 올리고 역할 확대
[이지 돋보기] 은행권,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박차…AI 상담사 ‘챗봇’ 성능 올리고 역할 확대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8.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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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인공지능(AI) 기반 ‘챗봇(Chat-bot)’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챗봇은 ‘수다를 떨다(Chat)’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나 정해진 패턴에 따라 텍스트‧음성 등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형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상담원을 대신해 고객 응대 등에 활용된다.

은행권 역시 지난 2017년부터 모바일뱅킹 등에 고객 상담 목적의 챗봇을 도입했다, 출시 초기 성능이 좋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복잡한 질문을 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챗봇 역시 진화를 거듭해 AI은행원다운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국책은행·지방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내에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4대(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시중은행의 챗봇을 보면 KB국민은행의 ‘리브똑똑(LiivTalkTalk)’과 신한은행의 ‘쏠(SOL)메이트’, 하나은행의 ‘하이(HAI)뱅킹’, 우리은행의 ‘위비봇’ 등이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별도의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통합 플랫폼인 ‘쏠’에 해당 기능을 담았다. 하나은행 역시 모바일뱅킹 ‘하나원큐’에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권 챗봇의 기본 골조는 같다. 계좌조회나 상품 설명, 금리 안내 등 고객의 문의가 많은 항목에 대해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상담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더욱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들이 익숙한 메신저 ‘카카오톡’과 비슷한 방식으로 인터페이스를 구성한 것도 공통점이다. 마치 친구랑 카톡으로 대화하는 듯 한 환경을 조성했다.

초기 챗봇은 성능이 유아 수준이었다. 문의 내용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계좌조회’나 ‘예·적금 추천’ ‘대출’ 등 비교적 간단한 키워드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답변했다. 그러나 ‘1인 가구를 위한 금융상품을 알려줘’나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상품 추천’ 등 질문이 복잡해질 경우,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담원을 연결할까요?’라는 경우가 많았다.

‘시리’나 ‘빅스비’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사람의 음성 명령을 상당 수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기술 수준이 한참 못 미치고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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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걸음마 수준이었던 은행권 챗봇이 최근 들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속적인 개선과 투자로 복잡한 질문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다 세밀한 답변이 가능해졌을 정도로 진화했다.

또 단순히 이용자가 제시하는 키워드나 질문에 맞춰 대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금융 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자산관리를 돕는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챗봇에 탑재된 ‘팁러닝’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은 ‘빅데이터’가 누적될수록 프로그램이 이를 이해하고 스스로 성능을 향상한다. 구글 딥마인드가 제작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에서 사용돼 유명해진 바 있다.

은행권이 완성도가 높지 않은 챗봇을 일찌감치 내놓은 이유도 이같은 빅데이터를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챗봇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이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스스로 공부해 자가발전하는 방식”이라며 “은행에서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대답의 정확성과 자연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켜왔다”고 설명했다.

챗봇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와 결합한 직원용 챗봇의 개발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직원용 챗봇 ‘몰리’를 통해 기업 재무제표 입력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챗봇의 성능 발전과 역할 확대는 비대면 시대에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용관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용절감 및 업무 효율화 등을 위한 챗봇의 활용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고객응대 등 단순 업무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핵심 업무에도 더 많이 활용되고, 이는 수익성 및 인력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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