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공매도 9월 재개 앞뒀는데…“제도 폐지” vs “처벌 강화 등 개선” 갑론을박
[이지 돋보기] 공매도 9월 재개 앞뒀는데…“제도 폐지” vs “처벌 강화 등 개선” 갑론을박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8.06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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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초단기 매매차익에 활용되는 공매도가 오는 9월 재개를 앞두고 ‘제도 폐지’ 등 갑론을박에 휩싸였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공매도를 지난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금지했다.

재개를 앞둔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의 99%는 외국인과 기관을 통해 진행된다. 신용도와 자금력에서 열세인 개인투자자는 현실적으로 주식을 빌리기 어렵다.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단체는 형평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투자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폐지가 아니라 불공정 거래행위 처벌 강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 8월 중 공청회를 개최해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 여부와 제도 개선 등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6일 이지경제가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 ‘투자자별 공매도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총 거래대금은 103조4934억원이다.

투자자별 거래대금은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99%에 육박했다.

2019년 투자자별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 자료=한국거래소
2019년 투자자별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 자료=한국거래소

투자 주체별 공매도 거래대금과 비중은 ▲외국인 64조9621억원(62.8%) ▲기관 37조3467억원(36.1%) ▲개인 1조1761억원(1.1%) 순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이 각각 0.8%와 2.1%이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외국인 46조2278억원(59.1%) ▲기관 31조3469억원(40.1%) ▲개인 6520억원(0.8%)이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 18조7343억원(74.2%) ▲기관 5조9998억원(23.8%) ▲개인 5241억원(2.1%) 순이다.

향방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행위다.

예를 들어 하락세가 예상되는 A라는 종목의 주가가 10만원일 때 공매도를 원하는 투자자는 A 주식을 빌려와서 판다. 이후 A 주식의 값이 8만원으로 하락하면 A 주식을 다시 산다. 그리고 처음에 빌렸던 A 주식을 갚는다. 이 과정을 통해 차익이 2만원 남게 된다.

문제는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 법으로 금지되진 않았지만, 개인이 주식을 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증권 차입 단계에서 개인은 기관 대비 신용도와 자금력 등에서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운영하는 대차시장에는 기관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고, 증권사도 개인의 소량 공매도 수요에 맞춰 물량을 원활히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소액주주 권익보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무조건 공매도 폐지를 외치는 건 아니다”면서도 “개인투자자에게도 평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매도를 허용해도 좋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공매도 제도는 폐지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공매도는 주가의 이상 급등과 급락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개인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역기능이 더 치명적”이라면서 “주식 거래량을 기준으로 공매도 비중을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미비한 수준까지 제한하는 등 강력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불공정 거래행위 처벌 강화 등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 거래는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키고(순기능) 변동성도 높일 수 있다(역기능)”며 “개인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공매도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거래를 시도한 주체를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수립해 제도 개선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8월 중 공청회가 예정돼 있다. 자세한 일정은 한국거래소와 협의할 것”이라며 “공청회를 통해 공매도와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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