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실상 내전...한국 기업 ‘전전긍긍’ 피해 속출
리비아 사실상 내전...한국 기업 ‘전전긍긍’ 피해 속출
  • 김영덕
  • 승인 2011.02.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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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인 무력 진압 부메랑..카다피 장악력 약화...리비아는 ‘아비귀환’

[이지경제=김영덕 기자]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장악력이 약화 됐다는 분석이 나와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20일 밤 트리폴리의 도심에 있는 그린 광장 일대에 진출, 다음날 새벽까지 무장한 친정부 세력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는 것.

 

무차별 난사 전투기에 헬리콥터까지 등장...카다피 이탈 상태 '러시' 

 

목격자들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보안군들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해 여성을 비롯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도 무장한 아프리카 용병이라고 밝힌 군인을 태운 헬리콥터가 착륙, 거리에 있는 시민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났다고 전했다.

 

범 아랍권 방송인 알-자지라도 이날 목격자를 인용, 리비아 보안군이 트리폴리에서 전투기와 헬기 등을 투입,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현지 병원과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그간 이번 시위로 23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수도 트리폴리에서의 희생자까지 포함하면 사망자 규모는 적어도 400명 이상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는 차남인 사이프는 이날 알-이슬람 방송을 통해 "마지막 총탄이 떨어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재 군과 상당수 정부 인사들이 가다피쪽에서 이탈하고 있어 장악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리비아의 무스타파 모하메드 아부드 알-젤레일 법무장관도 정부가 시위대의 진압에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진 사퇴했다고 현지 민간 신문인 쿠리나가 전했다.

 

압델 에후디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도 정부가 무고한 국민을 살상하고 있다면서 사표를 던졌고,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는 리비아 대사관 직원들이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시위대에 참여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관의 이브라힘 다바시 부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대량학살을 비난하면서 그의 조속한 사임을 촉구했다.

 

다바시 부대사는 "카다피는 리비아 국민에 대한 학살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물러나야 한다"면서 "그를 전쟁범죄자로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사실상의 내전상태...시위대 트리폴리 제외하고 주요 도시 장악?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트리폴리를 제외하고 제2의 도시 벵가지를 비롯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와 미스라타, 알-자위야 등 8~9개의 도시를 장악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트리폴리로부터 동쪽으로 1000㎞ 떨어진 벵가지에서는 20일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세력과의 유혈 충돌 끝에 시가지 대부분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지도자들과 시위대 편으로 돌아선 일부 군 병력은 현재 벵가지 시내의 치안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군의 이탈 현상도 시작되고 있다. 리비아 전투기 2대가 이날 지중해의 섬 국가 몰타에 비상착륙했다. 이들 전투기에 탄 조종사 4명은 벵가지가 시위대에 함락되자 벵가지 공군기지를 탈출했다고 주장하며 몰타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리비아군 장교 일부는 이날 동료 장병들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 편에 서서 카다피를 제거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면서 "남은 장병들은 트리폴리로 진군해야 한다"고 촉구해 군의 이탈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리비아 내전상황까지...한국 기업 피해 속출..뽀족한 대책 없어 ‘전전긍긍’

 

아울러 리바아 사태가 격화되면서 한국기업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 일부 공사 현장에서는 시위대의 습격으로 한국인 근로자가 다치고 장비를 약탈당하는 등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22일 건설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리비아 동북부 지역 대수로공사 현장 한국인 직원 1명을 인근 대우건설 현장으로 대피시켰다. 대수로공사 현장은 이미 완공된 상태로, 대한통운은 사후서비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현장을 운영중이었지만,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피가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벵가지에서 송전선 공사를 하고 있는 현대건설도 지난 19일 주민 20~30여명이 난입한 사건으로 방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회사는 한국인 직원 15명을 인근 대우건설 복합발전소 현장으로 대피시키고, 외국인 근로자 396명의 대피 계획도 수립 중에 있다는 것.

 

지난 18일 데르나 지역 주민의 공격을 받은 원건설 직원 70명 역시 현지에서 피 말리는 대피전쟁을 벌였다는 것. 이 회사 직원들은 인근 주민이 총과 칼을 들고 난입한 당일(18일) 공사현장에서 1㎞ 정도 떨어진 학교로 대피했다가 19일 데르나 시내에 있는 모스크로 대피처를 옮긴 후 또 다시 20일엔 현지 결혼식장으로 이동했다.

 

리비아에서 활발하게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도 현지 지역 원로들과 협조를 강화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 회사의 건설 현장이 발전소, 대형병원 등의 국가 기반시설이란 점에서 시위대가 안전을 보장해주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향후 2~3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직원들을 대피시킬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 비상상황실을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리비아는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며 해외수주(누계)만으로는 제3대 시장이다. 지난해 말(누계) 기준으로 294건에 364억달러를 수주해 전체 누계수주액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공사현장은 향후 보상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사태가 어떻게 변할 지 모르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이번 리비아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시장 건설 수주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당장 리비아에서 계획된 신규수주의 발주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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