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3~5월 일시휴직자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시휴직자들은 구직의사 있는 실업자보다 취업포기자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5월 일시휴직자는 총 411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103만8000명)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월별로는 3월 160만7000명, 4월 148만5000명, 5월 102만명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나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올해 일시휴직자가 전례 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일시휴직자 폭증은 코로나19로 사업이 부진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3∼5월 일시휴직자의 발생 사유 중 '사업부진·조업 중단'의 비중은 58.2%를 기록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20%가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필요한 산업부문에서 일시휴직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다음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시휴직자가 다음 달에 비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35%인 것과 같다는 뜻이다.
취업자 감소는 대부분 취업포기자(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다음달 취업포기자는 0.33명 증가한다.
사업부진 및 조업 중단으로 인해 일시휴직자 1명이 증가하면 2개월 후엔 취업자를 0.58명 감소시켰다. 일시휴직자는 2개월 후 취업포기자를 0.39~0.49명 증가시켰는데, 일시휴직자 증가로 인해 감소한 취업자는 대부분 취업포기자로 진입했다.
이에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 부담을 줄여 일자리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일제 근로자를 필요할 때는 시간제 근로제로 전환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등과 같이 근무형태 다양화를 통해 근로유연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