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지하철은 일상 속에서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많은 역을 지나보면 특이한 역명에 눈길이 가기도 하죠. 지하철 역명은 가장 많이 불리고 해당 지역과 연관성이 뚜렷하며 실정에 부합되는 명칭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한 가변성이 있는 명칭, 특정 단체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고 향후 분쟁이 될 수 있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아요. 이지경제가 지하철 역명에 숨겨진 속뜻을 안내합니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한자와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지점인 한강 갈대밭 부근의 옛 지명이 대동여지도에서 ‘학탄(鶴灘)’으로 기록됐었는데요. 탄을 한글로 풀어 학여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5호선 ‘굽은다리역’도 순우리말입니다. 조선시대 ‘당말’과 ‘벽동등’의 자연마을을 잇는 다리가 굽어 있어 굽은다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2호선 ‘뚝섬역’은 지역의 전설이 담겨있어요. 뚝섬역 주변은 조선시대 당시 군대가 출병할 때둑기를 세우고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둑섬, 둑도라 불렸던 데서 유래됐습니다. 5호선 애오개역은 고개가 아이처럼 작다는 뜻으로 아이고개 또는 애고개라고 불렸다는 설이 있죠. 또한 과거 한성부에서 서소문을 통해 시체를 내보냈는데 아이의 시체는 이 고개를 넘어 묻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4호선 ‘당고개역’과 ‘선바위역’은 인근 지형 및 상징물에서 유래됐어요. 당고개역은 과거 그곳의 고개에 성황당과 미륵당이 있었던 데서, 선바위역은 개천 가운데 바위가 서 있는 모습과 유사해 이같은 이름이 각각 지어졌습니다. 이밖에 6호선 ‘독바위역’은 바위산이 마치 장독과 유사한 모양이라 해 지어졌으며, ‘돌곶이역’은 석관동주변의 천장산이 검은 돌을 꾸며 놓은것과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는 데서 각각 유래됐습니다.
4호선 ‘상록수역’은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 된 곳인 것을 감안해 붙여진 이름으로 문학작품을 역명으로 사용한 최초 사례입니다. 8호선 ‘수진역’은 세종대왕의 7번째 아들 평원대군이 사망하자 영장산 남쪽에 장사를 지내고 묘소를 관리하는 수진궁을 짓고 수진리라 불렸던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못골역’. 과거 큰 연못이 여러 개 있어서 붙여진 못골마을을 지난다고 해서 생긴 역명이에요. 또한 부산 2호선 ‘냉정역’은 근처 고개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마셨던차고 맑은 우물이 있어서 생긴 ‘냉정마을’이라는 이름이 기원입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