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카드업계, ‘구독경제’ 신상품 출시 러시…“언택트시대, 경제력 갖춘 1인가구 잡아라”
[이지 돋보기] 카드업계, ‘구독경제’ 신상품 출시 러시…“언택트시대, 경제력 갖춘 1인가구 잡아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8.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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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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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카드업계가 600조원 규모의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

구독경제는 정기적으로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신문이나 잡지, 우유 등이 매일 아침 배달되던 것이 전통적인 구독경제다. 최근에는 식품·가전제품·화장품·자동차 등 생활경제 전반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새로운 주체로 급부상하면서 관련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또 경제력을 갖춘, 1인 가구가 구독경제를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구독경제 소비에 특화된 신상품을 출시하고, 각종 플랫폼과 제휴를 맺는 등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2월 구독경제 소비패턴에 발맞춘 ‘딥 원스(Deep Once) 카드’를 내놨다. 정수기와 타이어 등 0곳과 제휴해 자동이체 거래 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또 넷플릭스와 웨이브, 멜론 등 콘텐츠 서비스 정기결제에 대해서도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KB국민카드도 같은 달 'KB국민 이지 링크(Easy link) 티타늄 카드'를 내놨다. 통신요금·아파트관리비 등 주요 생활요금을 자동납부시 캐시백과 할인 혜택이 있다. 영화관·음원사이트·가전렌탈 등에서 정기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가 내놓은 ‘카드의정석 APT’는 아파트 관리비를 최대 월 1만5000원까지 깎아준다. 또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료를 30% 할인해 준다. 현대카드도 ‘디지털 러버’ 카드를 내놓고 유튜브 프리미엄·넷플릭스·멜론·지니 중 1개를 선택하면 요금을 최대 1만원 할인해 준다.

삼성카드 역시 숫자카드 V4에 넷플릭스 최대 5% 할인, 월납 생활비 자동납부 시 10만원당 1000포인트 적립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 구독료를 핀크머니로 돌려주는 '웨이브(wavve)' 카드를 내놨다. 하나카드는 또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구독경제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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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카드사들이 구독경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고객 확보에 용이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구독경제 특화 카드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항목은 바로 ‘자동이체’다. 소비자들은 한번 자동 납부를 등록하면 결제 방식과 수단을 잘 바꾸지 않는다. 특정 기간 고객을 묶어두는 이른바 ‘잠금 효과(lock-in effect)’를 노리는 것이다.

소비자가 자동결제를 취소하지 않는 한 계약은 지속적으로 연장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고정 수익과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월 고정지출을 자동이체 하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구독경제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젊은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구독경제시장 규모는 5300억 달러(632조원)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15년(4200억 달러)보다 26%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보다 앞선 2000년(2150억 달러)과 비교하면 20년 동안 시장이 두 배 이상 커졌다.

더욱이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로 구독경제가 소비시장을 이끄는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배달 서비스 등에 편리함을 직접 느낀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이에 구독경제 성장이 탄력을 받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카드사 관계자는 “매월 일정 요금을 지불하는 구독경제 특성상 카드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휴면고객이 발생하는 것도 예방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구독경제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 수익구조를 발굴하기에 매우 좋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독경제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다크넛지(Dark Nudge)’ 상술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크넛지는 팔꿈치로 툭툭 옆구리를 찌르듯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상술을 말한다. 구독과 자동이체 등을 신청한 소비자가 이후 잘 바꾸지 않는다는 특성을 노려 서비스 해지를 일부러 어렵게 하는 등 방해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년10개월 간 다크넛지 관련 소비자 상담을 조사한 결과, 서비스 해지 수단을 제한해 해지를 포기하게 하는 '해지 방해'가 49.3%, 무료 이용 기간을 제공한 후 별도의 고지 없이 요금을 부과하는 '자동결제'가 44.2%를 차지했다.

박미희 한국소비자원 거래조사팀장은 “자동결제 상품 이용 시 유료전환 시점을 알 수 있게 휴대폰 알림기능을 활용하고, 매월 결제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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