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세계 100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8월4일 시가총액 기준 S&P 캐피탈 IQ가 집계한 상위 100개 ICT 기업에 삼성전자가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애플 ▲넷플릭스 ▲테슬라 등 57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12개, ▲일본 11개 ▲유럽 10개 ▲인도 3개 등이다.

국가별 상위 5개 ICT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미국은 8092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2211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은 530조원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업가치 대비 각각 15분의 1,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인터넷 포털 및 전자상거래 기업 간 차이가 컸다. 네이버, 카카오 등 2개사의 시총은 약 83조원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의 시총 120조원에도 크기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 “해외 매출 비중은 네이버가 30%대, 카카오는 아직 공식 통계가 없는 실정으로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요 ICT 기업의 지난 10년간 시총 증가 속도 역시 한국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미국과 중국 5개사 시총 합계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29.4%, 70.4%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연 평균 23.4%에 그쳤다. 한국이 경우 카카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63.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중국의 배달 어플 업체인 ‘메이퇀 디엔핑(247.2%)’에 미치지 못했으며, 다른 한국 기업들은 연평균 7~18%대 성장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디지털 산업으로의 재편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아직 미흡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경련은 제조업 중심의 한국기업에 있어 IT 디지털기업의 육성은 물론, 기존 제조업-IT분야 간 융합은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풀어내야 하는 숙제인 만큼 기존 산업에서 디지털 혁신 및 융합에 성공한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시총을 통해 알 수 있는 기업가치는 실제 시장이 바라보는 향후 전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을 제시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가 디지털 이코노미로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우리경제의 디지털화는 주요 국가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라면서 “IT강국 코리아가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그 위상을 이어가려면 디지털 혁신과 기존 산업과의 결합을 위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