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 충격은 저소득과 저학력, 청년층, 여성,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력한 봉쇄 조치로 단기적 실업 위험에 크게 노출되는‘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은 전체의 35%로 조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정부의 강력한 봉쇄 조치에 따라 취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정상적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뜻이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과장은 "3명중 1명이 실업에 처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단축근무를 하게 되거나 임시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는 음식서비스, 매장판매, 기계조작 등 저숙련 직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식당·카페 종업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비필수 일자리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42%로 주요국 중 미국(36%)보다는 높고 유럽연합(EU) 평균(42%)과 동일했다. 주로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비필수 일자리 비중이 낮다.

비재택근무 일자리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74% 수준으로 측정됐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 숙박·음식, 운수·창고 등에서 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이 높았다.

장기적으로는 감염병에 취약한 고대면접촉, 비재택근무 일자리의 고용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업 위험에 장기간 노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면 접촉도가 가장 높은 5개 직업은 운송 서비스 종사자,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미용 관련 서비스 종사자, 치료재활사·의료기사, 간호사 등이 꼽혔다.

고대면접촉(전체 취업자의 55%)으로 분류되면서 비재택근무에 해당하는 일자리는 전체 취업자의 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필수적이면서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등 세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일자리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23%로 추정됐다.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은 저소득, 저학력,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구체적으로 고졸 이하 저학력자의 경우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 비해 비필수,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각 7%포인트, 24%포인트, 10%포인트 높았다. 청년층(15~29세)은 비청년층(30세 이상)보다 코로나19에 취약한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약 4%~1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오 과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재조정이 결국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6월중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도 대부분 취약 일자리에서 발생했다. 비필수,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의 3~6월중 취업자수 감소에 대한 기여율은 각 106%, 77%, 107%로 높게 나타났다.

오 과장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실업이 늘어날 경우 이력현상이 심화되고 고용회복 기간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