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갭투자(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대출을 회수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 갭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이뤄진 갭투자는 860건으로 6월 건수(1885건)보다 54.4% 급감했다.

서울 전체 갭투자는 같은 기간 6940건(6월)에서 3638건(7월)으로 33% 줄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계약 건수는 전달보다 37% 늘었지만 갭투자는 감소한 것이다.

갭투자 건수는 3억원 이상 주택을 사면서 구매자가 낸 자금조달계획서에 ‘임대보증금 승계 후 임대 목적’으로 기재된 경우를 집계했다.

서울의 주택 거래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해 6월 40.8%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36.1%로 하락 반전했다.

구별 갭투자 비율은 강남구가 6월 66.0%에서 7월 56.5%로 9.5%포인트 떨어졌고 송파구(46.2%)는 6.9%포인트 감소하며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50%대 밑으로 내려갔다.

정부가 6월 17일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의 규제지역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매수 시 전세자금대출을 회수하기로 하고 지난달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울뿐만 아니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인 세종과 ‘6.17대책’에서 연수·남동·서구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인천 등의 규제 지역도 일제히 갭투자가 감소했다.

세종은 434건에서 279건으로 인천은 253건에서 200건으로, 경기는 4908건에서 3381건으로 줄었다. 대전과 대구도 각각 189건, 297건에서 148건, 260건으로 떨어졌다.

다만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3억원 이하 아파트는 갭투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 차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민과 사회초년생이 접근 가능했던 중저가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이마저도 갭투자에 따른 매물부족으로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