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더 커진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하향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5월 0.7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하된 뒤 석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현행 금리가 실효하한(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하한선)에 가깝게 내려온 만큼 추가 인하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국의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0.25%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금리인하 여력을 남겨놨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업무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3%로 지난 5월 전망치였던 –0.2%보다 1.1%p 내렸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내수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5월 전망 당시 코로나19가 2분기 중 수그러들고 3분기부터 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코로나가 재확산해 이같은 전제를 그대로 가져가기 어려워지자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이다.
전망치가 현실화 된다면 올해 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시작한 1953년 이후 오일쇼크 위기가 왔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했다. 역시 직전 전망치(3.1%)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 내년 1.0%로 내다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