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0억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초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면서 2년 새 3억원 가까이 뛰었다.
28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의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35㎡·41평 초과) 평균 매매가격은 20억2692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초로 20억원대로 올라섰으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16년 1월 이후 최고가다.
8월 대형 아파트 가격은 1년 전(18억5538만원)보다 9.2%(1억7154만원) 상승했고 2년 전보다는 16.7%(2억9050만원)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121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처음으로 15억원을 넘겼다. 4년 전 15억원을 돌파한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21억8988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 지역에서는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대형 아파트들이 평균 매매가격을 이끌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2차 전용면적 140.9㎡는 지난해 4월 25억원(17층)에 매매됐는데 이달 11일에는 30억5000만원(8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1년 4개월 만에 5억5000만원 상승한 수준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145.05㎡는 지난해 6월 32∼35억원 수준에 거래된 뒤 이달 10일 39억원(39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1년 2개월 새 4∼7억원가량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5.92㎡는 지난달 5일 41억원(22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6월(36억원·8층)보다 5억원, 2년 전인 2018년 8월(33억원·22층) 대비 8억원 뛰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144.77㎡의 경우 지난해 8월 19억5000만원(8층)에 매매됐는데 지난달 20일에는 25억원(17층)에 팔렸다. 1년 만에 5억5000만원 오른 셈이다. 해당 평형은 지난달 8일 22억원(13층)에 거래된 바 있다. 최근 2주일에만 3억원이 뛰었다.
강북 지역에서는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대형 아파트가 평균 매매가격을 견인했다.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138.08㎡는 이달 11일 20억6000만원(13층)에 매매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6월(15억원·7층)과 비교하면 4억4000만원 올랐고 한 달 전(19억원·17층)보다는 1억6000만원 상승했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의 경우 170.98㎡가 지난달 29일 32억4000만원(16층)에, 195.2㎡가 이달 1일 36억9000만원(13층)에 각각 거래됐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235.31㎡는 지난달 17일 53억원(8층)에 계약서를 쓰며 7∼8월 강북 지역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초고가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대형 아파트값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예고한 종합부동산세율 인상과 공시지가 현실화 등 각종 규제 여파로 가격 상승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당분간 숨 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가 위축되면서 거래 절벽이 오면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중의 유동성이 많아 집값이 곧바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으로 투자와 수요가 여전히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