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뭉칫돈, 주가 하락 노린다” 인버스ETF 쏠림 현상 가속화…“단기 고점 예상, 장기투자 주의”
[이지 돋보기] “뭉칫돈, 주가 하락 노린다” 인버스ETF 쏠림 현상 가속화…“단기 고점 예상, 장기투자 주의”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9.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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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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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뭉칫돈이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창출하는 인버스ETF에 몰리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2배의 수익을 실현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거래량 기준 코스피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지수 단기 고점을 의식한 투자자가 인버스 투자에 대거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버스 상품은 일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시행하는 ‘리밸런싱’을 하기 때문에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020년 7월 ETF 일평균 거래대금 순위. 자료=한국거래소
2020년 7월 ETF 일평균 거래대금 순위. 자료=한국거래소

1일 한국거래소 ‘KRX ETF‧ETN 8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445억원으로 전체 ETF 종목(447개) 중 1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인버스ETF였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외에도 ▲KODEX 인버스(4위, 1937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6위, 1505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10위, 168억원) 등이 10위권에 자리했다.

인버스ETF는 기초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생기는 상품이다. 기초지수의 일별 하락률만큼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지수가 상승한 날엔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일간 1% 하락할 때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2% 상승하게 돼 속칭 ‘곱버스’로 불린다.

KODEX 인버스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마찬가지로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설정한 ETF다. 다만 기초지수가 일별 1% 하락할 때 KODEX 인버스는 1% 상승하게 돼 2배수가 아닌 1배수 상품이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TF다. 마찬가지로 기초지수가 하락해야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뜨거운 투자 열기와 달리 수익률은 높지 않다.

네이버 금융 투자정보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수익률은 ▲1개월 –9.21% ▲3개월 –30.34% ▲6개월 –41.85%로, 장기간 투자할수록 수익률이 낮아졌다.

KODEX 인버스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무르고 있다.

KODEX 인버스의 수익률은 ▲1개월 –4.53% ▲3개월 –15.90% ▲6개월 –21.00%이며,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개월 –4.99% ▲3개월 –21.44% ▲6개월 –37.06%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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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전문가들은 투자가 몰리는 이유는 단기 고점 전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장 마감 후 인버스와 레버리지(일별 수익률을 2배 혹은 3배 추구하는 상품) ETF를 보유한 투자자 중 약 3분의 2는 개인투자자”라며 “최근 코스피 지수가 2300~2400선까지 진입하는 등 단기간 급등하다 보니 단기 고점을 판단한 투자자가 인버스 투자에 많이 뛰어든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인버스ETF가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ETF 투자 시 유의사항 8가지’ 자료에 따르면 기초지수가 ▲첫 거래일 1000포인트 ▲둘째 거래일 975포인트 ▲셋째 거래일 1000포인트일 경우 기초지수 수익률은 변동이 없다. 반면 인버스ETF는 1000 → 1025(2.5%↑) → 998.8(2.56%↓)포인트로 오히려 기초지수 대비 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즉, 기초지수가 상승‧하락을 반복하면 장기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권 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 1월4일부터 올해 5월15일까지 시뮬레이션한 결과, 120거래일 동안 인버스 2X ETF 수익률은 연 환산 기준 3% 하락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인버스 ETF는 일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리밸런싱’을 한다”며 “리밸런싱 과정에서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효과도 발생하기 때문에 인버스ETF는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주가지수가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인버스ETF 투자 집중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컸던 올 3월에도 인버스‧레버리지ETF에 자금이 대거 몰린 바 있다”며 “주가지수 변동 폭이 줄고 주식시장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인버스 상품 관심 지속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오는 7일부터 시행하는 ‘1000만원 기본 예탁금’ 제도는 ETF 거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ETN 투자자가 투자하기 전 증권사에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예치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익명을 원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기본예탁금 제도는 투기 수요를 차단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며 “이 제도가 개인투자자의 ETF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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