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시중은행, 올 상반기 직원 생산성 희비 교차…국민‧하나 ‘웃고’ 신한‧우리 ‘울고’
[이지 돋보기] 시중은행, 올 상반기 직원 생산성 희비 교차…국민‧하나 ‘웃고’ 신한‧우리 ‘울고’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9.1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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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생산성부문에서 희비가 교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과 하나은행은 직원 생산성이 개선됐다. 반면 신한과 우리은행은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곳이 웃는 모양새다.

단 대출 생산성은 코로나19 사태와 주식‧부동산 투자 열풍으로, 시중은행 모두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이지경제가 4대(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시중은행의 정기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은행원 1명당 벌어들인 평균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은 1억137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억1125만원) 대비 2.2%(250만원) 증가한 규모다.

충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지출비용을 차감한 뒤 대손충당금을 제외하기 전의 금액을 말한다.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하고 순수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다.

은행원 1인당 충전이익은 총 금액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은행권의 대표적인 생산성 지표로 쓰인다. 즉 ,은행원 1명이 상반기 동안 평균적으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1인당 충전이익 평균은 소폭 개선된 모습이다. 단 이는 국민과 하나은행의 영향이 컸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1인당 충전이익은 1억3800만원으로 1년 전(1억1100만원) 보다 무려 24.3%(2700만원) 늘었다.

하나은행의 직원당 생산성이 높아진 이유는 분모인 충전이익 증가와 분자인 직원의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충전이익은 1조4869억원에서 1조7741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반대로 직원은 1만2531명에서 1만2059명으로 3.8%(472명) 줄었다.

국민은행의 1인당 충전이익은 1억1400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600만원) 대비 7.5% 개선됐다. 직원 수는 1만7488명으로 같은 기간(1만7541명)과 비교했을 때 거의 줄지 않았지만, 전체 충전이익이 1조8819억원에서 2조237억원으로 7.5%(1418억원) 불어난 결과다.

반대로 신한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충전이익이 감소하면서 직원 생산성 역시 꺾였다.

신한은행의 1인당 충전이익은 1억2300만원으로 1년 전(1억2400만원)보다 100만원 떨어졌다. 총 충전이익이 1조7815억원에서 1조7789억원으로 소폭(26억원) 줄었다. 반면 직원은 1만3850명에서 1만3903명으로 53명 늘었다.

우리은행의 직원 생산성은 1억4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무려 23.1%(2400만원)나 줄었다. 직원 수(14591명→14555명)와 전체 충전이익(1조6001억원→1조2381억원)이 22.6%(3620억원) 감소한 결과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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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

생산성 지표에서는 모든 은행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은행이 실행한 총 대출액을 직원 수로 나눈 직원 1인당 대출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평균 170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157억원) 대비 8.4%(13억2500만원)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이 기간 168억원에서 189억원으로 증가해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 149억원→173억원 ▲국민은행 149억원→162억원 ▲우리은행 149억원→157억원 순이었다.

대출 생산성이 모두 늘어난 것은 대출 수요가 증가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금리까지 내리자 생계자금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주식‧부동산 투자 목적의 자금과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 정책까지 더해져 전체 대출액이 증가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직원 1인당 평균 예수금도 198억원에서 219억7500만원으로 10.9%(21억7500만원) 개선됐다.

예수금은 하나은행이 247억원으로 전년(194억원)보다 53억원 늘어나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신한은행 206억원→228억원) ▲국민은행 184억원→204억원 ▲우리은행 187억원→200억원 순이다.

한편 하반기 이후에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코로나19의 영향과 금융 생태계 변화로 은행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더욱이 낮아진 금리로 인해 급증하는 대출 수요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도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이익 기대치가 높지 않다”며 “대출 생산성 등도 실행된 대출이 많아서 그만큼 높아졌지만 결국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된다”고 우려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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