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은행들이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에 대응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도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실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 가운데 15곳이 가장 낮은 등급인 '저조'를 받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과 신용공여 계약을 맺은 금융 소비자의 신용 상태가 나아졌을 경우 은행에 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은행은 위와 같은 사항을 고객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으며, 위반하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감원은 해당 미스터리쇼핑을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2월7일까지 약 6주간 16개 은행의 영업점 188개와 콜센터를 통해 진행했다.
신규대출 상담 시 금리 인하 요구제도 안내 및 이용절차 안내, 설명자료 사용여부 등을 평가해 5단계로 등급을 부여했다.
평가 결과 90점 이상이면 '우수', 80~89점이면 '양호', 70~79점이면 '보통', 60~69점이면 '미흡', 60점 미만은 '저조' 등으로 나눴다.
그 결과 시중은행 16개 은행의 평균 점수는 49.9점으로 '저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평가대상 총 16개 은행 중 '미흡' 등급은 1개사, '저조' 등급은 15개사로 나타났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은 '미흡'을 받은 국내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지점 65.2점, 콜센터 55.5점으로 종합 63.7점이었다. 다음으로는 우리은행이 52.4점을 받았다.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49.5점. 48.8점, 47.5점 등이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문제가 심각했다. 6곳 평균 43.6점에 불과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점의 평가점수가 39.5점으로 1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북은행과 부산은행은 콜센터 평가점수에서 각각 22.3점, 25점을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외국계은행도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씨티은행은 지점 평가점수에서 39.7점을 받아 16개 은행 평균보다 낮았고, SC제일은행은 콜센터 평가점수에서 29.5점을 받아 콜센터 부문에서 최하 수준을 나타냈다.
중소형은행과 인터넷은행이 포함된 기타은행은 50.7점으로 평균점수를 간신히 넘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16개사에 대해 판매관행 자체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그 이행결과를 분기별로 점검할 방침이다.
강민국 의원은 "국민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된 금리인하 요구권이 입법 취지에 맞게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금감원도 미스터리쇼핑 결과에 대한 은행의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결과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