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스타트업 품는 은행권, 발굴‧육성부터 제휴‧협업까지 ‘성장 동력’ 확보 총력
[이지 돋보기] 스타트업 품는 은행권, 발굴‧육성부터 제휴‧협업까지 ‘성장 동력’ 확보 총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9.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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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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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품에 안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을 운영해 유망한 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지원하며 나아가 협업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초기에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한정됐지만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등 금융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망한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6대(KB‧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 및 금융그룹은 각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의 ‘KB이노베이션허브’와 신한금융의 ‘신한퓨처스랩’, 하나은행의 ‘1Q(원큐) 애자일 랩’, 우리은행의 ‘디노랩’, 농협은행의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기업은행의 ‘IBK창공’ 등이다.

은행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연 1~2회 등 정기적으로 공모를 통해 참여 기업을 모집한 뒤 내부 심사를 거쳐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이후 반 년 가량의 육성 기간을 두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저금리 융자 및 투자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창업 컨설팅과 멘토링, 교육을 병행하고 공유오피스 형태의 사무 공간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례로 KB금융은 올 하반기 모집을 통해 ‘KB 스타터스’ 기업 21개사를 뽑았다.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분야 및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스마트시티‧헬스케어 등 미래 디지털 라이프 분야 등에서 우수한 역량과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기업은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해외 출장시에는 전세계 각지의 위워크(WeWork)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또 회계·법률·특허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 서비스들 제공 받는다.

NH농협은행은 이달 7일까지 NH디지털 챌린지 플러스 4기 스타트업 기업을 모집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디지털 신기술을 통해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을 뽑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 업무공간과, 역량강화 전문교육, 범농협 협업 세미나 등을 제공된다. 육성 기간이 끝나면 데모데이를 개최해 스타트업이 개발한 데모 제품, 사업 모델 등을 외부인에게 공개해 사업성장, 투자지원을 돕는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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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은행권이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이 은행권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매김 한 상황에서 스타트업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협업을 통해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은행권이 직접 육성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모습도 자주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소상공인 비대면 금융 지원을 위해 ‘한국신용데이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운영하는 ‘캐시노트’를 통해 65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융상품 제휴 서비스를 4분기 중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의 1기 기업이다.

하나금융은 원큐 애자일 랩을 통해 많은 스타트업과 공동 사업을 진행하면서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7년 내놓은 인공지능(AI) 대화형 금융플랫폼 ‘하이(HAI) 뱅킹’은 원큐 애자일랩 4기 기업인 ‘마인즈랩’과 개발했다. 또 5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와는 2017년 로보어드바이저인 ‘하이 로보’를 만들었다. 7기 ‘아토리서치’와는 2018년부터 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더욱이 스타트업 지원은 혁신성장을 위한 창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도 발맞추는 모양새인데다, ‘동반성장’․‘상생 협력’이라는 가치를 내걸어 은행권 이미지 제고를 노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회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은행권의 움직임에 정책적 지원을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금융산업 혁신정책 추진계획에 은행의 스타트업 직접투자 규제 완화를 넣었다.

현재 은행과 보험회사는 금융 관련 업종이 아닌 스타트업에 15% 이상 출자할 수 없다. 금융위는 출자 한도를 늘리고,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혁신창업기업까지 은행이 15%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취지의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직접투자 길이 열리게 되면 지금과 같이 협업의 형태에서 나아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둘 수도 있게 된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경영 과제인 상황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과 역량, 잠재력을 지닌 스타트업의 육성, 협업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갖는 것이 목적”이라며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여의치 않은 신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 역시 핀테크‧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영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핀테크 및 비금융 기업들과의 제휴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기회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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