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송사에 몸살” 피소액 8조6232억, 1년만 1조 증가…“기획소송 방지책 마련 시급”
[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송사에 몸살” 피소액 8조6232억, 1년만 1조 증가…“기획소송 방지책 마련 시급”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9.28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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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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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10대 건설사가 각종 송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상반기 피소된 소송가액만 무려 8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소송건수는 1586건을 기록했다. 주로 입찰담합, 하자 보수 등과 관련된 소송이 증가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재판 결과에 따라 우발채무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건설사 이미지와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른바 기획소송과 홧김 소송 등이 시장을 교란하는 행태도 적지 않은 이유에서다.

28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0대 건설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현재 이들 건설사가 피소된 소송가액은 8조6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조6721억원 대비 12.4% 늘어난 수준이다. 조사 대상의 피소 건수도 1586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1462건) 보다 8.5% 증가했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건설의 피소 금액은 3조2904억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많다. 전년 동기(2조9241억원) 대비 12.5% 증가한 수치다.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에 자리 잡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소송가액도 각각 1조962억원, 1조81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9360억원에서 17.1% , 현대건설은 8585억원에서 25.9% 늘어났다.

이밖에 대우건설(7101억원→8275억원, 16.5%↑)과 현대엔지니어링(447억원→1525억원, 241%↑), 롯데건설(1029억원→1651억원, 60.4%↑), HDC현대산업개발(1274억원→1467억원, 15.1%↑), SK건설(1931억원→2124억원, 9.9%↑) 등도 피소 금액이 증가했다.

조사 대상 중 소송가액이 줄어든 건설사는 대림산업과 GS건설 2군데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대림산업의 경우 7764억원에서 770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GS건설은 9758억원에서 8804억원으로 감소했다.

소송 건수는 삼성물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년 423건보다 3건 줄었지만 420건으로 2위 대우건설과 격차가 컸다. 대우건설은 전년 동기(175건) 대비 크게 증가한 230건을 기록했다. 현대건설도 204건에서 211건으로 늘었다.

이밖에 대림산업(148건→163건)과 GS건설(105→126건), 현대엔지니어링(27건→35건), 롯데건설(73건→91건) HDC현대산업개발(96건→109건)이 전년보다 소송 건수가 많아졌다. 반면 포스코건설(133건→126건)과 SK건설(78건→74건)은 소폭 줄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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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피소사건이 많다는 건 하자나 입찰담합 등에 그만큼 많이 연루돼 있다는 걸 의미하는 방증이다. 도의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시공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건설은 부산 더샵 파크시티 입주자대표회의 손해배상 청구소송(20억원)이 1심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 입주자대표회의 하자보수금(20억원)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용인상현 아파트 2차 경매 배당금 중 인천검단채권으로 충당한 부분에 대해 후순위 채권자로부터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24억8800만원) 1심이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택시장이 하강국면에 들어섰고, 해외 수주경쟁력이 약화된 마당에 시장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각 건설사가 개선해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사들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부실공사 등 건설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소송뿐만 아니라 터무니없는 감정적인 소송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조합의 이권 다툼이나 보상심리에 따른 ‘홧김 소송’도 적지 않다. 재개발·재건축 증가와 함께 조합 숫자가 늘어나면서 홧김 소송은 최근 급증세다. 조합 내 이해관계가 양분되면서 그 불똥이 시공사로 튀어 소송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획소송이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획소송은 하자보수 전문업체 및 법조 브로커 등이 분양 당시보다 시세가 떨어진 단지 입주민들을 모아 계약조항과 실제 준공 내역 차이 등을 이유로 계약 파기 등을 이끌어내는 것 등을 목적으로 벌이는 소송을 말한다.

이같은 소송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나타난다는 것. 건설업계에서는 하자소송의 80% 이상이 기획소송이라는 전언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자가 생겼다면 보수공사를 성실하게 진행하고 바로 잡으면 되는데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도 있다”며 “하자 보수와 관련해서 시공사를 믿지 못하고 그들의 기준대로만 진행하다 보면 건설사는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다”고 토로했다.

건설사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우발채무로 변할 수도 있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장래에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기업 이미지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악재까지 겹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소송금액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어 우발 채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무건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아울러 건설사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나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런 부담감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기준을 새로 설정하고 일방적인 소송 제기를 막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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