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e스포츠 앞세워 MZ세대와 밀월 꿈꾼다…스폰서십부터 자산관리까지 유스마케팅 박차
[이지 돋보기] 은행권, e스포츠 앞세워 MZ세대와 밀월 꿈꾼다…스폰서십부터 자산관리까지 유스마케팅 박차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0.0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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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은행, 우리은행
사진=하나은행, 우리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e스포츠산업에 적극적인 자세로 뛰어들고 있다.

인기 게임의 공식 리그 메인 스폰서를 맡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 개인방송 매체를 통해 진행되는 경기도 후원한다. 또 전공을 살려 유명 e스포츠 구단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있다.

은행권은 최근 아이돌 광고 모델 영입과 각종 인기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등 유스(Youth) 마케팅에 한창이다. e스포츠시장 진출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합성어)가 대다수인 e스포츠 팬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영역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e스포츠시장에 뛰어든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초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한국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후원 중이다.

LoL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부문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리그가 진행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은행은 LoL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와의 계약을 통해 ‘2019 스프링 스플릿’, ‘2019 서머 스플릿’, ‘2020 스프링 스플릿’, ‘2020 서머 스플릿’ 등 2년 간 총 4개 리그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은행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 7월24일 e스포츠 기업 SK텔레콤 CS T1과 파트너십을 맺고, 소속 선수들의 자산관리를 맡기로 했다. T1은 LCK 등에서 활동하는 e스포츠 구단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Faker’ 이상형 선수가 소속돼 있다.

하나은행은 세무와 법률, 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T1 전담팀을 신설하고 T1 선수 66명에게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T1 선수들은 하나금융 디지털 브랜드 '하나원큐' 로고 패치가 부착된 유니폼 상의를 입고 경기에 임한다.

NH농협은행은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하는 게임리그 '스타크래프트 끝장전'을 제작·후원하고 있다.

끝장전은 전·현직 프로게이머들이 참여하는 스타크래프트 온라인 리그를 콘텐츠로 담은 프로그램이다. 농협은행은 이번 후원으로 시청자 반응과 홍보 효과 등을 살핀 후 e스포츠 사업 확장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의 e스포츠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2005~2006년 금융권 최초로 당시 ‘국민 게임’으로 불리던 ‘스타크래프트1’의 개인리그를 후원했다. 또 2007~2011년까지는 프로게임단이 참가하는 프로리그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오스) 리그-리바이벌 시즌 2’를 공식 후원했다. 히오스는 미국 게임제작사 블리자드가 2015년 출시한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다. 공식 리그는 중단됐지만 팬들이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아 되살린 대회에 국민은행이 힘을 보탰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래

은행권의 e스포츠시장 진출은 그동안 펼쳐왔던 유스 마케팅의 일환이다. 은행권은 e스포츠 외에도 아이돌과 인기 캐릭터를 내세운 마케팅을 펼쳐왔다.

금융권 특유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잠재 고객인 10~20대 등 젊은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는 복안이다.

게임 스폰서 마케팅은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팬들에 계속 노출된다. 3~4개월에 걸친 시즌 동안 홍보 효과가 발생하는 것.

팬덤도 크다. 게임·e스포츠시장 조사 전문기업 뉴주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스포츠시장 규모는 11억 달러(약 1조300억원)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15.7% 증가한 수치다.

또 오는 2023년까지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가 6억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는 2018년 3억9500만명에서 지난해 4억4300만명, 올해 4억95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크다. 국내 경기에 관심을 갖고 챙겨보는 외국인들도 많다. 그런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는 것.

또 스폰서 종료 이후에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후원하는 게임의 인기가 계속되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이른바 ‘명경기’들이 지속적으로 확대‧재생산되고 팬들이 시청하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신한은행이 후원했던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영상들은 길게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서 미디어 콘텐츠의 주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소통채널 확보는 은행권의 핵심 과제”라며 “e스포츠는 게임에 한창 관심이 많은 10~20대에 거부감 없이 접근하고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통로로 재조명 받았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e스포츠 마케팅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게임 시장의 전망도 밝다. 여기에 e스포츠 자체가 더 이상 일부 게임 팬의 전유물이 아닌 주류 문화 중 하나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그 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e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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