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말로 먹고사는데…” 다단계, 코로나19에 곡소리…학계 “비대면 전환 서둘러야”
[이지 돋보기] “말로 먹고사는데…” 다단계, 코로나19에 곡소리…학계 “비대면 전환 서둘러야”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0.10.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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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직접판매(다단계판매)업계가 ‘통곡의 계곡’을 건너고 있다며 아우성이다.

저상장 기조에 힘겨웠고, 코로나19 집단 감염 원인으로 지목되며 집합금지 명령까지 받았다. 사실상 영업 현장이 올 스톱 상태가 된 것.

이에 업체별로 올 상반기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매출이 급감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비대면 마케팅 전환 속도가 더디다는 것. 이에 역대급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다단계업계의 빠른 비대면 마케팅 체제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진=집합 금지가 시행 중인 9월25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소재 다단계 업체 본사 비즈니스센터 곳곳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사진=집합 금지가 시행 중인 9월25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소재 다단계 업체 본사 비즈니스센터 곳곳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5일 이지경제가 서울 강남구 소재 다단계업체 10곳의 본사를 현장 조사(9월24~29일)한 결과, 조사 대상 업체 10곳 모두 본점 소재 강의실과 미팅룸 등을 잠정폐쇄하고, 회원(다단계판매원) 및 소비자의 접점을 최소화했다. 또 쇼룸 등 일부 객장의 경우, 열감지카메라와 손소독제 등을 비치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나서고 있었다.

대다수 판매원이 본점 소재 쇼룸과 강의실 등을 영업에 활용해 왔던 탓에 이같은 조치는 영업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매장을 찾은 A업체 한 판매원은 “고객을 본사로 초대해 다양한 상품을 안내하는 등 영업에 적극 활용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본사 시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타격이 크다”며 “비대면 영업을 해야 하지만 대면에 익숙했던 터라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C업체에서 만난 또 다른 판매원 역시 “다단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집단 감염원으로 찍히면서 개척(새로운 소비자)이 뚝 끊겼다”며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마저 만나기를 꺼려한다. 이러다 굶어 죽겠다”고 하소연 했다.

난감하기는 업체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재확산에 따른 후유증이 상당하다는 것.

익명을 원한 다단계업계 한 관계자는 “대면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사업자뿐만 아니라 사측의 혼란도 상당하다. 업체별로 적게는 30%, 많게는 70% 가까이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안다”면서 “타 산업 대비 비대면 영업 환경이 낙후된 상황이다. 뒤늦게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회원 교육을 병행해야 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집단감염 주범으로 꼽힌 것도 억울하다. 언론에 나온 방문판매 교육장 대부분은 다단계와 무관하다”면서 “방문판매와 다단계에 대한 확실한 구분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지난달 18일부터 방문판매 분야의 집합 금지 명령과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 홍보관 ▲미등록 불법사업자의 다단계 및 방문판매 등 사업설명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 투자설명회 등이다.

서울시의 경우 집합 금지는 8월21일부터 10월11일까지 ▲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 금지하고 있다.

부산시는 9월24일부터 ▲방문판매 등을 위해 시행하는 ‘교육·홍보·세미나’ 등 명칭을 불문한 모임 또는 유사한 모든 집합 행위 ▲사업장 외 장소를 대관하는 등의 집합행위 등을 전면 금지했다.

다만 등록 및 신고된 사업장에 한해 예외적으로 집합제한이 적용된다. 이들 사업장은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실내 20명 미만, 실외 50명 미만의 집합행위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뉴스킨코리아(왼쪽)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 중인 온라인 트레이닝 콘텐츠, 배수정(왼쪽) 한국암웨이 대표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6월24일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킨코리아 유튜브 캡처,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왼쪽)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 중인 온라인 트레이닝 콘텐츠, 배수정(왼쪽) 한국암웨이 대표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6월24일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킨코리아 유튜브 캡처, 한국암웨이

희비

위기에 직면한 다단계업계의 코로나19 대응은 업체별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금력 등을 앞세운 상위 기업들은 비대면 체제로 신속히 전환 중이다. 하지만 중하위권 업체들은 인력과 시스템 등의 문제를 노출하며 비대면 전환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암웨이는 올 6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지털 혁신 과제 수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AI 챗봇 솔루션 구축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인공지능 기반 소비자 맞춤형 소비자 구축 등의 디지털 전환이 목표다.

뉴스킨코리아는 당국 시책에 따라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라이브 센터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픽업 제품과 체험존 등을 구비하고 있는 라이브 센터를 배경으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제작, 활용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라이브 센터를 방문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 또한 유튜브와 카카오톡 채널 등 기존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양한 사업 도구를 제공하는데 진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터미는 7월 유튜브 공식 채널 ‘애터미파크’를 통해 온라인 석세스아카데미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선명한 4K 해상도 이미지 송출은 물론 9000여명의 회원과 다원 생중계로 진행된 석세스아카데미를 통해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본력이 있는 직접판매 기업은 언택트 시대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마케팅의 활성화가 경영 환경의 키포인트가 됐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노정구 동명대학교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다단계판매업계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구전 및 대면 마케팅과 함께 코로나19로 강화된 비대면 마케팅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유통 등 생활 전반의 패턴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대면, 온라인, 디지털 전환 등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 선택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접판매 업계 또한 기존 대면 마케팅 판매 방식을 고수하며 집단 감염의 발원지라는 인식으로, 신뢰가 다시 무너질 수 있다”면서 “키오스크, 비대면 주문, 온라인 교육과 세미나 등 디지털 전환에 보다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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