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너도 나도 “우리가 1위!” 아파트 브랜드 선정 기준 제각각…“뭐가 진짜야!” 볼멘소리
[이지 돋보기] 너도 나도 “우리가 1위!” 아파트 브랜드 선정 기준 제각각…“뭐가 진짜야!” 볼멘소리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10.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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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DB, 픽사베이
사진=이지경제DB,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우리가 아파트 브랜드 1위”라고 어깨를 으쓱이지만 소비자들은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1위에 올랐다. 또 부동산 앱 사용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GS건설의 자이가 순위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이밖에 포스코건설의 더샵과 삼성물산의 래미안 등도 각각 다른 조사에서 1위에 선정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브랜드 순위를 조사하는 기관마다 기준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또 브랜드를 평가하는 항목이 워낙 다양해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5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24개 아파트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GS건설의 자이, 3위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순이었다.

이어 더샵(포스코건설), 푸르지오(대우건설), 롯데캐슬(롯데건설), 래미안(삼성물산), e편한세상(대림산업), SK뷰(SK건설) 등 10대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상위 10위에 모두 올랐다. 다만 시공능력평가순위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앞서 부동산앱 다방이 올 5월 전국 20~50대 연령층 7161명을 대상으로 ‘2020년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살고 싶은 아파트는 GS건설의 자이가 1위에 선정됐다.

2위는 e편한세상(14.3%), 3위 래미안(14.1%), 4위 힐스테이트(11.4%), 5위 롯데캐슬(10.8%) 순으로 집계됐다. 함께 진행된 하이엔드 아파트 선호도에서는 대림산업의 ‘아크로’가 1위를 차지했다.

두 가지 조사만 놓고 봐도 순위가 엇갈린다. 힐스테이트는 1위와 4위, GS건설은 2위와 1위로 모두 상위권에 올랐지만 순위가 바뀌었다. 아이파크는 상위권(한국기업평판연구소)과 하위권(다방)을 오갔다. e편한세상, 래미안은 아이파크와 반대 행보를 보였다.

이밖에도 올해 초 리뉴얼을 단행한 더샵은 표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품질만족지수 평가에서 아파트 품질만족지수 10년 연속 1위을 기록해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소비자포럼과 미국브랜드키가 공동 주관하는 브랜드고객 충성도 아파트부문에서는 4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래미안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에서 아파트 부문 19년 연속 1위, 국가고객만족도(NCSI) 22년 연속 1위,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NBCI) 17년 연속 1위,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5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차이

이같은 현상은 각 조사마다 순위 산정 방식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평판 분석의 경우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을 분석해 참여가치와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소셜가치로 분류하고 가중치를 둬 나온 지표다. 브랜드에 대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왜, 이야기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찾아내서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힐스테이트는 이런 과정을 거친 빅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다방의 설문조사는 다방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표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반면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직관적으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를 나타내는 통계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방 앱 이용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젊은 이미지를 갖춘 자이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한국품질만족지수 평가를 비롯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와 국가고객만족도(NCSI),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NBCI) 등도 기준이 다르다.

한국품질만족지수는 성능·신뢰성·내구성(지속성)·사용성(이용성)·안정성·접근성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국가고객만족도는 기업, 산업, 국가의 품질경쟁력 향상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미국 미시간대학과 함께 개발한 고객만족 측정 지표다.

두 조사의 경우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를 나타내기보다는 아파트의 품질이나 만족도에 무게를 두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파워 조사는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로 구성된다.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는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 및 관계에 대한 평가 점수에 가중치를 반영해 100점으로 산출한다.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브랜드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힘을 갖췄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변화하는 트렌드를 분석하는 이런 조사들을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고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예측하거나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고 순위가 달라지면서 소비자는 물론이고 업계에서도 아파트 브랜드 평판을 판단하는 데 있어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조사 방법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정도다. 순위에 일관성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기준을 놓고 브랜드를 비교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순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다른 기준으로 아파트 브랜드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사 회사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린 조사를 토대로 홍보하는 것이 단연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며 “결과가 다 다르다고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보기 보다는 다양성에 주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저마다 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순위가 맞고 틀리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냥 참고 자료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개인적으로 우선으로 하는 조사 순위를 통해 아파트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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