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보고서] 가계는 여윳돈 넘치는데 정부·기업은 '텅텅'
[이지 보고서] 가계는 여윳돈 넘치는데 정부·기업은 '텅텅'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0.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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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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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가계가 지난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소비를 크게 줄여 여윳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은 자금난 속에 대출을 키웠고, 정부도 경기 대응 차원에서 재정 지출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렸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7조9000억원으로 1년 전(2000억원)보다 큰 폭 확대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9년 1분기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자금순환은 각 주체간 금융거래(자금흐름)를 파악한 것으로 국가 경제 전체의 재무재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자금순환에서 각 주체가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은 자금운용액으로, 차입금 등 빌린 돈은 자금조달액으로 표시된다. 자금운용액이 조달액보다 더 많으면 순자금운용, 반대면 순자금조달로 기록된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커진건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대거 늘린 영향이다. 2분기 정부의 최종소비지출은 8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3조4000억원) 대비 5조9000억원 증가했다. 경상이전지출과 보조금도 같은 기간 97조6000억원에서 99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중앙정부의 총수입은 2분기 99조4000억원으로 1년 전(117조9000억원)보다 18조5000억원 줄었다. 이에 일반정부의 자금운용 규모는 1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3조6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가계의 여유자금은 늘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4조원으로 1년 전(24조원)보다 40조원 급증했다.

'빚투(빚내 주식투자) 열풍',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 마련)'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지난해 2분기 20조7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46조1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으나, 자금운용액이 더 큰 폭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1000억원에 달한 영향이다.

가계의 금융기관 예치금이 지난해 2분기 26조4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49조8000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분증권·투자펀드 규모도 2조8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자금운용액 확대에 영향을 줬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코로나19로 가계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으로서 금융기관 예치금이 늘었고 공모주 등 주식 투자도 급증하면서 전체 순자금 운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9조1000억원으로 1년 전(15조3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1분기(34조8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자금조달액은 90조4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26조6000억원)보다 63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1년 새 금융기관 차입액이 37조원에서 46조2000억원으로, 채권발행 등을 통한 직접 금융액이 11조8천억원에서 16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자금운용액(61조3000억원)도 지난해 2분기(11조2000억원)보다 40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자금조달액 증가 규모보다 작았다.

정 팀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 감소와 수익 둔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운전자금 수요가 늘고 투자도 소폭 증가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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