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증권가, 해외주식 투자 붐에 ‘서학개미’ 확보 경쟁…‘과열‧급락’ 등 우려↑
[이지 돋보기] 증권가, 해외주식 투자 붐에 ‘서학개미’ 확보 경쟁…‘과열‧급락’ 등 우려↑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10.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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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 DB, 키움증권
사진=이지경제 DB, 키움증권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증권가가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 증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주식 투자자(서학개미)가 급증하자, 수수료 우대‧경품 지급 등 이벤트를 통한 고객몰이에 나섰다.

다만 과열 양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증되고 있다. 니콜라‧나녹스 등 실체가 불분명한 종목에 대한 투자도 우려를 키운다.

이에 증권가 안팎에서는 해외주식시장에 대한 연구 역량을 강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이지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4일 기준 외화증권 예탁 보관잔액은 641억29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416억2082만달러) 대비 224억7947만달러(54.0%) 증가한 수치다.

이에 증권업계는 ▲수수료 우대 ▲보상(주식이나 현금 등) 또는 경품 지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며 서학개미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키움증권 온라인 수수료 이벤트.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 온라인 수수료 이벤트. 사진=키움증권

증권사별로 보면 KB‧삼성‧키움증권 등은 온라인 수수료 우대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B증권은 오는 11월 말까지 해외주식 온라인 수수료 0.07%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수수료를 각각 0.09%, 0.1%로 우대하는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reward) 이벤트를 앞세웠다.

삼성증권은 이달 16일까지 미국 주식 매수 고객을 대상으로 100달러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말까지 해외주식 교환권 3만원 증정 이벤트를 전개한다.

삼성증권 100달러 지원 이벤트.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 100달러 지원 이벤트. 사진=삼성증권

경품을 지급하는 증권사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3일까지 해외주식 계좌 조회‧주식 매수 등을 진행하는 고객 중 ‘하나원Q포인트’를 많이 획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청소기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해외주식 고객 확보전의 과열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다른 증권사에서 거래하던 주식을 이관하면 현금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는 과당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까지 해외주식 옮기기 최대 1000만원 현금 보상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도 9월 말까지 뱅키스로 해외주식을 옮기고 거래하면 최대 15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단행했다.

이밖에도 KB‧대신‧키움증권 등에서도 타 증권사 주식 대체 입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익명을 원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 주식을 옮기는 이벤트는 이미 ‘시즌제’로 운영될 만큼 증권업계에서 보편적인 행사로 자리했다”며 “해외주식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과열 양상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 포인트 적립 이벤트. 사진=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포인트 적립 이벤트. 사진=하나금융투자

주의

기술력과 실체가 불분명한 해외 종목에 대한 투자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와 반도체 엑스레이 제조사 ‘나녹스’ 등이 대표적이다.

니콜라 주식은 올 6월9일 79.73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달 28일 19.30달러로 60.43달러나 하락했다.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이 9월10일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보고서를 공개한 후 급락했고, 22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이 사임하자 주식은 한없이 추락했다.

충격은 서학개미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9월22일 하루 동안 니콜라 주식 폭락으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니콜라 주식 가치가 약 339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나녹스는 미국 공매도 세력인 머디 워터스 리서치가 지난달 22일 “디지털 엑스레이 차세대 촬영기기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려고 다른 사람의 가슴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저격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11일 64.19달러로 상승했던 주가가 28일 26.56달러까지 곤두박질했다.

금융당국도 해외주식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제22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 투자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개인 투자자께서 다시 한번 유념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투자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투자자 모시기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활발한 연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해외주식 전용 앱을 만드는 등 투자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며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많아진 만큼 증권사들은 당분간 해외주식 투자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외주식 종목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등 분석 자료가 국내 주식시장 대비 미비하다”며 “흐름에 맞춰 증권사도 해외주식에 대한 분석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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