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점포 폐쇄 카드 다시 빼 들었다…디지털금융‧비대면 대응 때문이라는데
[이지 돋보기] 은행권, 점포 폐쇄 카드 다시 빼 들었다…디지털금융‧비대면 대응 때문이라는데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0.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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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잠시 손을 놨던 점포(영업점) 폐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은행 거래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으로 꼽히는 고령층에 대한 대책 마련은 숙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6개(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은행) 시중은행은 이달에만 총 41개의 영업점을 폐쇄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지난 19일 지점 15곳과 5개의 출장소 등 총 20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같은날 신한과 SC제일은행도 각각 10개, 5개의 지점을 없앴다.

KB국민은행도 이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파크점을 폐쇄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서울 강남 학동역, 대치사거리 등 5곳 영업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또 다음달 12곳, 오는 12월에 6곳 등 총 18개의 점포를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SC제일은행도 다음달 13일 점포 1개를 더 없앤다.

점포 통폐합은 은행권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시하는 대표적인 ‘몸집 줄이기’ 작업이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대중화되면서 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줄자 생산성 향상과 비용 감축을 목적으로 점포를 줄여나가는 것.

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과 2017년에 점포 폐쇄 및 통폐합이 대거 이뤄졌다. 그러다 이후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영업점(지점+출장소) 수는 지난 2015년 말 4311개에서 2016년 말 4144개로 1년 간 167곳(3,9%) 줄었다. 이듬해인 2017년 말에는 3858개로 한 해 동안 286곳(6.9%)이 더 사라졌다.

그러다 2018년(3845개)에는 13곳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지난해(3784개) 한 해 동안에는 50곳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은행권의 점포 폐쇄는 올해 들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점포수는 3685개로 지난해 말부터 반 년 새 99개가 줄었다. 여기에 하반기 폐쇄 영업점을 포함하면 그 수는 150곳을 훌쩍 넘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속도

은행권이 점포 폐쇄 속도를 다시 높이는 이유는 비대면 금융 거래의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하고 수요가 몰리면서, 대면 서비스인 점포의 중요성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59.3%로 전체 금융 거래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년 전보다 6.1%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반면 오프라인 거래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비중은 7.4%로 전년 8.8% 대비 떨어졌다.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조회‧이체‧입출금 업무는 비대면 서비스가 창구를 거의 대체한 모습이다.

현금인출기와 자동화기기(ATM)를 사용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0.2%에서 26.4%로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은행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를 빠르면 올해 말 개정할 예정이다.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경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령 고객에겐 은행 점포가 주요한 금융 채널로 폐쇄 행렬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버스 등을 활용한 이동점포나 여러 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공동점포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은행권은 불필요하게 많은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도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점포가 여러 개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통합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라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주안점을 두면서 점포 전략을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점포 축소가 은행권의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지만, 부작용이 크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점포망 축소는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고 디지털화가 급속히 확산되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라며 “고객의 불편과 고용충격이 크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연착륙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과 취약지역의 경우 포용적 금융차원에서 적정 수의 점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은행권 협의를 통한 공동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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